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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소설 〈캐치 22 Catch 22〉(1961)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나온 저항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 풍자소설은 대중의 인기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비평가의 호평을 받았으며, 1970년에 영화화되었다.

헬러는 미국공군 소속으로 유럽에서 폭격 비행에 60여 회 참가했다. 헬러는 참전 군인들을 위한 미군의 권리에 관한 법(GI Bill of Rights)에 따라 대학에 입학해 1948년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와 뉴욕대학교에서 학사학위를 받았다. 1949년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풀브라이트 장학금으로 옥스퍼드대학교 세인트캐서린스칼리지에서 1년 동안 공부했다(1949~50).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교수로 재직했고(1950~52), 〈타임 Time〉지와 〈룩 Look〉지의 광고 카피라이터로(1952~58), 그 뒤에는 〈매콜스 McCall's〉지의 판촉 매니저로 근무하면서(1958~61) 여가를 이용해 〈캐치 22〉를 썼다.

'캐치 22'란 공군의 출격 명령을 뜻한다. 이 소설은 제2차 세계대전중 지중해의 한 비행장에 주둔중이던 존 요새리언 대위를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만약 목숨을 걸고서라도 전투 명령에 따라 계속 출격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정신이상자로 간주되어 전투 임무가 면제된다. 하지만 공식적인 정신이상자로 판명되려면 정식 요청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이 서류를 작성하는 것은 합리적인 행위이므로 그는 다시 정상인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어 전투 의무를 면제받을 수 없게 된다. 이와 같이 '캐치 22'는 자신의 행위를 규제하는 규칙에 의해 곤경에 처하게 되는 불합리하고 역설적인 상황을 가리키고 있으며, 이 제목은 그 뒤 미국 구어에서 딜레마를 가리키는 인용어가 되었다.

1961년 레온 유리스의 〈밀라 18 Mila 18〉이 나오기 전까지 〈캐치 18〉로 불렸던 〈캐치 22〉의 첫 장은 1955년 〈뉴 월드 라이팅 New World Writing〉이라는 문학잡지에 소개되었다. 〈캐치 22〉가 처음부터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초기의 평판은 다소 미온적이었으나, 소설가 넬슨 올그런이 찬사를 보내고 특히 시기적으로 베트남 전쟁과의 관련성이 부각되면서 보급판이 베스트셀러의 대열에 올랐다. 〈캐치 22〉는 미국에서만 1,000만 부 이상이 팔려나가는 성공을 거두었으며 1970년에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헬러의 후속 작품들은 대부분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그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는 많은 텔레비전 드라마와 영화 시나리오뿐 아니라 희곡도 몇 편 썼는데, 그 중〈우리는 뉴헤이번을 폭격했다 We Bombed in New Haven〉는 1968년 브로드웨이에서 잠시 공연되기도 했다. 이후 그는 대학에서 작문을 가르치다가 1974년 한 중년 남자와 그 가족의 구제받을 수 없는 우울감을 다룬 〈우연히 벌어진 일 Something Happened〉을 출간했다.

후기의 작품들로는 워싱턴 정가, 특히 당시의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를 풍자한 〈황금처럼 좋은 Good as Gold〉(1979)이 있고, 그밖에 〈신은 안다 God Knows〉(1984), 〈웃지 못할 일 No Laughing Matter〉(스피드 보겔과 공저, 1986), 〈이것을 그려라 Picture This〉(1988), 〈캐치 22〉의 속편인 〈끝낼 시간 Closing Time〉(1994), 자서전인 〈지금과 그때 Now and Then〉(1999) 등이 있다. 장편소설 〈어느 늙은 예술가의 초상 A Portrait of an Artist as an Old Man〉은 사후에 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