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알공킨어·수어·캐도어·유토아스텍어·아타바스칸어·카이오아타노어를 쓰던 인디언이 이에 포함된다. 대부분의 평원 인디언은 이동생활을 하면서 주로 물소(버펄로)를 사냥했다. 물소를 잡아 식량과 천막·옷의 재료로 썼으며 뼈로 도구를 만들었다. 그밖에 영양·사슴·큰사슴도 사냥했다.

이들에게는 세습계급은 없었지만 전투에서의 용맹성, 가난한 사람에게 베푸는 친절, 친척과 물건을 나누는 미덕, 손님에 대한 환대 등으로 부와 지위를 얻을 수 있었다. 거의 모든 부족들이 개인적인 경험이나 격렬한 행동을 높이 샀기 때문에 군사조직을 통해 부족간의 적대감을 표출하는 경우가 잦았다. 여자들도 이런 조직에 참여하는 때가 많았지만, 만단족과 히다차족의 경우에는 여자들만의 조직이 따로 있었다.

각 지역의 소집단과 부락은 가족과 친족 집단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이 가운데 친족집단의 구성은 부계와 모계 중 어느 한쪽을 따르거나(아이오아족·칸사족·오마하족·오세이지족·퐁카족 등은 부계를, 히다차족·만단족·크로족 등은 모계를 따랐음) 양쪽 가계를 모두 따를 수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일부일처제를 따랐으며, 신랑·신부 양가의 결정에 의해 결혼이 성립되었다. 어린이들은 성인이 되기 위한 훈련을 받았는데, 양육과정에서 친척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소년들은 아주 어려서부터 활과 화살을 사용했으며, 소녀들은 어머니로부터 집안일을 배웠다.

유럽인들과 접촉하기 이전에 평원 인디언들은 뼈, 소와 사슴의 뿔, 돌로 도구를 만들었다. 짐승 가죽은 의복, 여러 종류의 용기, 간단히 옮길 수 있는 원뿔형 천막인 티피를 만드는 데 쓰였다. 반정착 부족들은 바구니 짜기와 도기 제조기술을 알고 있었다. 스페인인들을 통해 말이 도입되기 전까지는 개가 유일한 가축이었다. 말의 도입은 이들의 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즉 사냥과 전투 기술을 크게 변화시키고 교역과 약탈에 필수적인 수단을 제공했으며, 이 때문에 전쟁이 더욱 잦아졌다.

앗시나족 등 일부 평원 인디언은 최고신의 존재를 믿었지만 다른 부족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러나 간소한 의식에서부터 몇 주씩 걸리는 복잡한 의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족들이 공통적으로 종교의식을 행했다. 또 어느 부족사회에나 질병을 치료하고 적, 사냥감, 잃어버린 물건의 소재를 알아내는 샤먼이 있었다. 환상을 통한 경험을 매우 중시했으며, 인생의 성공은 주로 친절한 영혼의 개입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믿었다.

평원 인디언의 문화는 백인들이 이들의 영토로 들어오면서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19세기에 사실상 물소가 멸종되다시피 하자 신분과 지위체계가 무너지기 시작했으며, 금속도구와 옷 등 공산품이 들어오면서 전통적인 수공예도 사라져버렸다. 전적으로 이동생활을 하던 인디언들은 물소 대신 소를 사냥하게 되었으며, 농사를 여자들의 일이라고 생각하던 반정착 부족들도 쟁기의 도입으로 인해 남자들이 농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모계 중심의 집단에서 상속을 위해 아들을 입양해야 할 때나, 인디언들에게는 없는 성을 만들어 명부를 작성해야 할 때나 똑같이 오해와 혼란이 일어났다.

평원 인디언들은 저항을 시도했으나 결국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으며, 백인들의 문화에 적응한 집단들은 부족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