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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겔 데 세르반테스 이래 스페인의 가장 위대한 소설가로 평가되고 있다.

19세기 스페인의 역사와 사회상을 연대순으로 다룬 수많은 단편소설을 발표하여, 오노레 드 발자크와 찰스 디킨스 같은 사실주의 작가들과 견주어지게 되었다.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862년 마드리드로 가서 법률을 공부했으나 곧 공부를 포기하고 문필업에 종사하기 시작했다. 처녀작 〈황금의 샘 La fontana de oro〉(1870)이 성공을 거둔 뒤, 트라팔가 해전(1805)에서 부르봉 왕조가 복구될(1874) 때까지의 스페인 역사를 재구성하는 일련의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46편으로 구성된 이 소설전집은 〈국민일화집 Episodios nacionales〉(1873~1912)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 작품에서 그는 회고록과 오래된 신문기사, 목격자의 증언 등에 기초를 둔 독특한 양식의 역사소설을 완성했다. 그결과 이 소설은 역사적 사건들이 마치 그 사건에 참여한 사람들 앞에서 펼쳐지듯이 생생하고 사실적이며 정확하게 묘사되어 있다. 나폴레옹의 스페인 점령과 1833년 페르난도 7세의 죽음 이전에 일어난, 자유당과 절대 전체주의자 간의 투쟁은 1870년대에 각각 10편으로 완성된 첫 2편의 연작 소설집에 실려 있다.

1880, 1890년대에 〈도냐 페르펙타 Doña Perfecta〉(1876)를 시작으로 그당시 스페인 상황을 그린 긴 연작 소설을 썼다.

〈현대 스페인 소설 Novelas españolas contemporáneas〉로 알려진 이 책들은 작가의 문학적 완숙도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나왔다. 여기에는 〈상속권을 박탈당한 여인 La desheredada〉(1881)과 같은 훌륭한 작품들과 서로 다른 계층 출신의 두 여인이 겪는 불행한 결혼생활을 다룬 4권의 걸작 〈포르투나타와 하신타 Fortunata y Jacinta〉(1886~87)가 실려 있다.

이 연작에 실린 그의 초기 소설에는 자유에 대한 열망과 더불어 스페인 도처에 존재하는 강력한 성직자들에 대한 비타협적인 반감이 드러나 있다. 그러나 1880년대 이후 그는 이러한 스페인의 특이성을 관대한 태도로 새롭게 수용하기 시작했으며 자신의 조국에 대한 커다란 연민을 나타냈다. 그는 마드리드에 대한 놀랄 만한 지식을 지녔으며 이 도시에 관한 한 최고의 연대기 작가였다.

또한 그는 광기와 비정상적 심리 상태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게 되었다. 페레스 갈도스는 점차 정신적인 요소를 작품 속에 좀더 많이 수용함으로써 마침내 중요한 후기 소설인 〈나사린 Nazarín〉(1895)·〈자비 Misericordia〉(1897)에서 분명히 나타나듯이 이러한 요소들을 실재(實在)의 필수적인 구성요소로 받아들였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덜고자 1898년 〈국민일화집〉에 속하는 3번째 연작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는 1830년대 카를로스 당원의 전쟁을 다룬 것이다.

계속해서 1845~68년의 기간을 그린 4번째 연작소설에 이어, 5번째 연작물을 쓰기 시작해 마침내 1912년에는 1877년까지의 스페인 역사를 다룬 소설을 완결했으며 자신이 목격한 사건들을 재서술했다. 그러나 그의 5번째 연작소설과 후기 작품들은 1912년 시력을 잃게 된 사건을 계기로 한층 심해진 정신력의 쇠약을 반영하고 있다.

그는 희곡도 썼으며 그중 몇몇 작품은 굉장한 인기를 끌었으나 이는 주로 작품의 예술적 가치보다는 작품 속에 나타난 정치적 견해에 힘입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