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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적상

다른 표기 언어 sedimentary facies , 堆積相

요약 퇴적층의 물리적·화학적·생물학적인 양상 및 동일한 지질시대 지층에서의 측면적인 변화.

퇴적암은 퇴적물이 퇴적된 후 오랫동안 압축받고 단단하게 교결될 경우 형성된다.

퇴적작용은 일반적으로 퇴적물이 퇴적분지 내에서 오랜 기간 동안 교란받지 않은 채로 놓여 있는 장소에서 일어난다. 몇몇 퇴적분지는 규모가 작은 데 반해 면적이 수천㎢에 달하는 매우 큰 규모의 분지도 있다. 대규모 퇴적분지 내에는 대개 몇 개의 서로 다른 국지적인 퇴적환경들이 존재한다. 각 퇴적환경들의 특성은 물리적·화학적·생물학적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으므로, 각 환경에 퇴적되는 퇴적물의 특성은 이러한 요인들에 의해 형성되는 조건들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퇴적분지 내에는 조건들이 측방으로 변하면서 몇 개의 서로 다른 국지적 퇴적환경들이 나란히 존재하게 되며, 결국 이런 곳에서 형성된 퇴적암들은 퇴적환경과 밀접한 관련을 갖게 된다. 이렇듯 서로 다르지만 동시에 형성되어 나란히 배열되어 있는 퇴적암을 퇴적상이라고 하는데, 이 용어는 1838년 스위스의 지질학자 아만츠 그레슬리가 최초로 사용했다.

퇴적상은 크게, ① 오래된 암석으로부터 침식된 입자들이 퇴적장소로 운반되어 쌓여서 형성된 육상기원의 쇄설성 퇴적상, ② 전체 또는 파편으로 나타나는 생물체의 패각이나 다른 경질부가 쌓여서 형성된 생물기원의 퇴적상, ③ 수용액으로부터 무기적인 침전에 의해 형성된 화학적 퇴적상 등으로 나뉜다(생물상). 퇴적장소의 조건들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변하게 되고, 이에 따라 다른 퇴적장소의 모양과 특성도 변하게 된다.

그러므로 각 퇴적상은 결국 3차원적인 형태를 갖게 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위치가 변하기도 한다. 퇴적상을 기재하거나 설정하는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다. 암상(岩相)은 주요 물리적(또는 암상적) 특성들에 의해 정의되며, 생물상은 생물학적인(좀더 정확하게는 고생물학적인) 속성을 반영하는 화석들에 의해 정의되는데, 이들 두 퇴적상은 모두 퇴적사(堆積史)의 직접적인 결과이다.

퇴적상들의 성인은 각 퇴적상의 암상이나 생물상을 해석해 퇴적상이 형성된 과정을 밝힘으로써 알아낼 수 있다. 퇴적상은 흔히 충적상·사주상·암초상과 같이 퇴적환경을 분류기준으로 하여 언급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사용은 암석에 대해 새롭고 더욱 정확한 정보가 알려지면 재해석이 요구되므로 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현생 퇴적분지에 여러 개의 다른 국지적 환경들의 규칙적인 조합이 나타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퇴적상의 조합들도 층서단면에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후자의 흔한 예로는 물로 채워진 분지의 연안, 즉 해안선과 분지 중심부의 깊은 곳 사이에서 규칙적인 암상과 생물상이 연속적으로 형성되는 것이 있는데, 이 경우 해안선에서 형성된 조립질 퇴적물은 수심이 깊은 곳에서 세립질 퇴적물로 변해간다. 시간의 경과에 따른 해수면의 변화도 층서단면에서 흔히 나타나는 퇴적상의 연속적인 변화의 원인이 된다.

해수면이 상승하고 바다가 기존의 육지를 넘어 확장하면 천해성 퇴적물이 새롭게 바다가 된 지역에 쌓이게 되는 반면, 과거에 수심이 얕았던 지역은 깊어져서 세립질 퇴적물이나 다른 종류의 퇴적물이 쌓이게 된다. 바다가 내륙 쪽으로 전진하면, 과거에 퇴적이 일어났던 대상(帶狀) 지역도 바다를 따라 내륙 쪽으로 이동하며, 반대로 바다가 후퇴하면 퇴적대는 다시 바다 쪽으로 되돌아간다.

1894년 독일의 지질학자인 요하네스 발터는 바다의 확장이 진행되어 계속해서 수심이 깊어지고 따라서 육지 쪽으로 해침이 일어나는 퇴적분지에서 형성된 퇴적층의 수직방향으로의 상변화는 수평방향으로의 변화와 같으며, 이와 반대인 해퇴가 일어나는 경우에도 이러한 원리가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발터의 원리는 지질학자들이 지표면에 나타난 퇴적상의 분포양상을 이용해 같은 분지 내의 지하에 어떠한 퇴적상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해주었지만, 이 원리는 연속적인 지층 내에 침식면이나 부정합과 같은 큰 결층이 없는 경우에만 적용할 수 있다.

퇴적상들 사이의 경계는 점이적이거나, 급격하거나 또는 침식관계를 보여주는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사실은 퇴적상들간의 상호관계에 대한 연구에 의해 밝혀졌는데, 점차 이러한 경계의 성인을 규명하는 것도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한편 많은 퇴적상들은 시간과 공간 내에서 서로 반복적으로 연속해서 나타난다는 사실도 분명해지게 되었는데, 이러한 예는 수직방향으로의 퇴적상의 반복양상이 연속적인 퇴적층을 통해 수직으로 굴착한 시추공에서 관찰된다. 이러한 양상은 많은 충적층 및 석탄계와 페름계를 비롯한 다른 계의 함탄통(含炭統)에서도 관찰되었다.

점토·석탄·셰일·사암 등과 같은 암상들이 여러 차례에 걸쳐 반복해 나타나는 퇴적상을 윤회층이라고 한다. 윤회적 또는 주기적인 퇴적작용은 세계 여러 지역의 많은 암석에 기록되어 남아 있지만, 윤회층으로 알려진 많은 지층을 다시 조사해 본 결과, 윤회층은 과거에 해석되었던 것처럼 흔하지 않으며 완전한 윤회성도 나타나지 않는다.

오늘날 퇴적상들의 조합과 분포는 몇 가지 서로 관련된 요인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중요한 요인들로는 퇴적작용, 퇴적물의 공급, 기후, 구조운동(지구조운동), 해수면 변동, 생물활동, 물의 화학조성, 화산활동 등이 있는데, 특히 퇴적환경(기후)과 구조운동은 궁극적으로 다른 요인들을 조절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요인들이다. 퇴적상 또는 퇴적분지의 분석은 석탄, 석유, 천연 가스 및 다른 퇴적물질들이 어디에 존재할 수 있는가를 예측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화석연료들을 포함해 지구 자원을 탐사하는 산업계에서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퇴적상이나 퇴적분지의 분석은 암석표본의 관찰과 함께 암석의 밀도, 전기적·자기적·방사능적 성질 등과 같은 지구물리학적 성질에 크게 의존한다. 이러한 성질들은 대개 시추공에서 얻는데, 그 정보를 이용하면 신속하게 퇴적상을 알 수 있으며 대비가 가능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중요한 자원이 있는 위치를 알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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