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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통치기간 동안 셀주크인들은 바그다드의 아바스 칼리프 왕조를 정치적으로 지배함으로써 이슬람 세계의 주도권을 장악했다.

그는 잔드 지역에 있는 오구즈족 수장인 셀주크의 손자로 태어났다. 1016년이 되기 직전 형제인 차그리와 함께 이슬람하에 있던 트란스옥사니아에 들어갔으며, 1025년 숙부인 아르슬란과 함께 부하라의 투르크계 왕조인 카라한 왕조의 왕 밑에서 신하로 일하기도 했다. 같은 해 가즈나의 마흐무드와의 싸움에서 패하여 차그리와 함께 화레즘(아랄 해 동남쪽 아무다리야 강 어귀)으로 피신했고, 아르슬란은 호라산에 정착했다.

그러나 뒤에 마흐무드가 호라산에 있는 이들의 혈족들을 이란 서부지역으로 몰아내자 두 형제는 호라산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정통파 이슬람교도들과 밀접한 연계를 맺고 메르브와 니샤푸르를 정복했다(1028~29). 1040년 셀주크인들은 단단칸에서 마흐무드의 아들 마수드에게 결정적인 패배를 입혀 차그리는 호라산을 공국으로 만들었고, 토그릴은 거침없이 이란 고원을 정복했다.

토그릴은 질서를 존중하는 통치자로서 매우 신중한 계획하에 제국을 건설했다. 먼저 그의 형제 이브라힘 이날이 이끄는 투르크멘 특공대들이 어떤 지역을 정복하면, 토그릴은 이미 정복된 영토에 들어가 그곳을 통치했다. 이러한 방법으로 1040~44년 호라산·라이·하마단 등 카스피 해 주변지역을 차지했으며, 이스파한에서도 그의 종주권(宗主權)을 확보했다.

1049, 1054년에는 비잔틴 영토인 아나톨리아에 투르크멘 정벌대를 보내 투르크멘이 그 주변의 이슬람 영토를 침략하지 못하게 막고, 비잔틴 제국에 대항하기 위해 셀주크의 힘을 강화했다. 1055년 토그릴은 이라크 동쪽과 북쪽의 공국들을 정복한 뒤 바그다드에 입성했다. 여기서 그는 이집트 카이로에 있는 시아파 파티마 왕조 칼리프를 타도하는 일과 아바스 칼리프 왕조 치하의 이슬람 세계를 종교적·정치적으로 통일시키는 작업을 했다.

그러나 시아파의 위협이 가중되고 토그릴의 지배와 보상에 대해 지지자들 중 불만을 품는 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토그릴은 매우 광범위한 저항에 부딪쳤다. 이날은 투르크멘을 이끌고 메소포타미아와 이란에서 반란을 일으켰으며, 카이로의 파티마 왕조 칼리프들의 재정지원과 조종을 받는 아랍인과 시아파 부이 왕조 연합군은 바사시리의 지휘하에 바그다드에 입성했다(1058).

그후 아바스 왕조 칼리프는 체포되었고, 기도의식(祈禱儀式)에서는 카이로의 파티마 왕조 칼리프의 이름이 암송되었다. 토그릴은 뒤에 이 반란을 진압하고(1060) 바그다드를 탈환했으며, 메소포타미아의 아랍인들을 평정했다. 말년에는 이란 북서쪽의 조그만 영토를 지닌 제후들과 싸웠으며, 칼리프의 딸을 강제로 시집오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