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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는 이탈리아의 백작 부인과 영국군 장교 사이에서 태어났다. 웰링턴대학교에서 학창시절(1936~39)을 보낸 뒤 영국 공군(1941~46)에 입대했다. 제2차 세계대전중에는 공군 대위로 참전했다. 그 후 리는 배우가 되기를 원했다.

처음에는 강한 인상 때문에 캐스팅 감독에게 번번이 거절당했지만, 마침내 〈거울의 회랑 Corridor of Mirrors〉(1948)에 출연하게 되었다. 많은 영화에 수없이 조연으로 출연하던 리는 〈프랑켄슈타인의 저주 The Curse of Frankenstein〉(1957)에서 주인공인 괴물 캐릭터를 창조해냄으로써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 역은 해머영화사와 폭 넓은 관계를 맺는 계기가 되었다. 해머영화사는 그런 영화에 자주 출연한 피터 쿠싱과 리의 도움으로 공포영화 제작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는 평을 얻었다.

리는 마르고 큰 키와 음울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외모로 인해 로맨틱한 배역은 어울리지 않았지만, 〈드라큐라의 공포 Horror of Dracula〉(1958)에서 드라큘라 역을 처음 연기한 뒤, 수많은 속편에서 재차 연기하면서 공포영화의 전형적 이미지를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셜록 홈스의 추리물을 각색한 〈배스커빌가(家)의 개 The Hound of the Baskervilles〉(1959)에서 헨리 배스커빌 경으로 변신한 리는 단순히 되살아난 시체를 연기하는 것 이상을 보여주었다. 이 영화로 인해 그의 연기폭이 보다 넓어졌음을 알게 했다.

드라큘라 영화에 관한 신전에 그의 위치를 굳건히하면서, 리는 〈푸 만추의 얼굴 The Face of Fu Manchu〉(1965)의 발표와 함께 또 다른 프랜차이즈 영화의 간판 역할을 했다. 그 영화와 속편들에서 그는 사악한 주인공으로서의 위협적인 공포를 가감없이 발산했다. 이러한 리의 독특한 분위기는 이교도 성직자 역을 연기했던 〈위커 맨 The Wicker Man〉(1973), 본드의 적수 스카라망가로 출연했던 제임스 본드 시리즈 〈황금 총을 가진 사나이 The Man with the Golden Gun〉(1974) 같은 영화의 배역들을 연속해서 확보했다.

그리 주목을 끌지 못하는 소소한 영화들에 꾸준히 출연하는 가운데, 영화 〈진나 Jinnah〉(1998)에서 파키스탄을 건국한 모하메드 알리 진나를 연기했고, 그 연기에 대한 호평으로 다시 주목을 받게 되었다. 얼마 후에 리는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에 출연했다. 이 영화는 피터 잭슨이 J. R. R. 톨킨의 동명소설을 수익성 높은 영화로 각색한 것이다.

그는 그 영화 시리즈 중에 〈반지 원정대 The Fellowship of the Ring〉(2001)와 〈두 개의 탑 The Two Towers〉(2002)에서 마법사 사루만을 연기했다. 손에 잡히지 않는 오싹함을 자아내는 마법사의 출현은 조지 루카스 감독의 관심을 끌게 했다. 루카스는 그에게 〈스타워즈 에피소드 2 - 클론의 습격 Star Wars: Episode II-Attack of the Clones〉(2002)과 그 영화의 속편 〈시스의 복수 Revenge of the Sith〉(2005)에서 두쿠 백작 역을 맡겼다. 리는 또한 〈찰리와 초콜릿 공장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2005)을 포함한 여러 편의 팀 버튼 감독의 영화에도 출연했다.

리는 자서전 〈키가 크고, 음울하고, 소름끼치는 Tall, Dark, and Gruesome〉(1977)을 비롯한 많은 책들을 저술했다. 그의 자서전은 2003년에 〈실정의 제왕 Lord of Misrule〉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그는 2001년에 대영제국 3등훈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