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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독일의 대표적인 화가.
크라나흐는 작품에 이름을 적지 않았다.
1504년 이전의 초기 작품에는 전혀 서명되어 있지 않았다. 1504~06년에 'LC'로 서명했다가 1506~09년 띄어쓴 머리글자 'LC'를 서명으로 사용했으며, 1509~14년에는 그의 문장인 날개 달린 뱀을 첨가했고, 1515년부터는 날개 달린 뱀만 서명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그후로는 작품뿐만 아니라 그의 커다란 공방이나 화실(10명이 넘는 조수가 있었음)에서 만들어 그가 점검만 한 작품에도 모두 날개 달린 뱀으로 서명이 되었고, 그의 아들 루카스도 1586년부터 죽을 때까지 이 문장을 서명으로 사용했다.
이런 혼용 때문에 과연 그의 진품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었고, 이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날짜가 적혀 있는 작품이 거의 없다는 사실도 크라나흐의 작품을 연대순으로 살펴보기 어렵게 만든다. 크라나흐가 30세에 그린 작품들은 바람에 휩쓸린 나무들과 폐허가 있는 알프스 산맥 기슭의 정서가 풍부한 풍경을 매우 경건하게 그린 것이었다. 후기에도 그는 여전히 그림을 통해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고대 신화에 나오는 장면이나 감각적인 누드화, 마니에리스모 양식의 비례에 따른 호리호리한 인물을 그릴 때조차도 그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는 〈샘가에 누워 있는 강의 요정 Reclining River Nymph at the Fountain〉·〈아담과 이브 Adam and Eve〉·〈헤라클레스와 안타이오스 Hercules and Antaeus〉 같은 그림들 외에도 성서에 나오는 살로메나 유디트 같은 미인들, 루크레티아와 파리스의 심판 같은 고전적 주제도 다루었다. 그는 성녀들을 유행에 따른 옷을 입고 온몸에 보석으로 치장한 아름답고 우아한 귀부인으로 묘사했다. 그의 작품에서는 종교화와 세속화의 구분이 분명하지 않다.
소묘는 창의성이 풍부한 이 화가의 작품에서 별로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 1515년에 막시밀리안 황제의 기도서에 테두리 장식으로 그린 8점을 비롯한 극소수의 소묘만이 '완성작'이고, 나머지는 벽화·제단화·초상화를 그리기 위한 밑그림이거나 새로운 구상의 윤곽만을 미리 그려본 초벌 그림이다.
크라나흐의 묘비에는 '픽토르 켈레리무스'(가장 빠른 화가)라고 적혀 있고, 그의 동시대인들은 그가 그림을 그리는 속도에 항상 놀라곤 했다.
그러나 바로 이 빠른 속도는 그의 예술이 지닌 한계를 암시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의 장점은 심사숙고와 치밀한 구도 및 구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의 상상력과 직감에서 나오는 충동적 창조성에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비영웅적인 전원풍경에서는 이런 독창력이 그 진가를 발휘했다. 그의 예술은 정치적 격변기에 특히 인기가 높았는데, 거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즉 그의 동시대인들이 공공생활에서는 서로 대립하는 이데올로기를 내세우면서도 개인생활에서는 인간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갈망하고 혼란스러운 세계에서 도피할 수 있는 평화로운 피난처를 갈망했기 때문일 것이다.
크라나흐는 죽은 뒤 독일에서 가장 위대한 화가로 추앙받았다.
크라나흐의 아들 루카스 크라나흐는 1555년 비텐베르크 교구교회의 대형 제단화를 3폭화로 완성했다. 그 제단화의 양쪽 패널에는 무릎을 꿇고 있는 대공 일가의 모습이 그려져 있고, 중앙 패널에는 인간이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해 죄를 씻고 구원받는 것이 비유적으로 그려져 있다. 이 중앙 패널에는 세례 요한이 십자가 밑에 서 있고, 복음서 저자 요한과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 사이에 아버지 크라나흐가 등신대로 그려져 있다.
그의 머리 위에는 그리스도의 상처에서 흘러내리는 구원의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 이 제단화는 비텐베르크를 통치한 대공 가문뿐만 아니라 비텐베르크의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 및 거의 50년 동안 궁정 화가로 충실하게 봉사한 그의 친구 크라나흐까지도 불멸의 존재로 만든 기념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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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크라나흐에 대한 평가 – 다음백과,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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