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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밀원은 한때 강력한 권한을 쥐고 있었지만, 17세기 중엽 이후로 사법기능과 정치기능을 대부분 상실한 뒤 오랫동안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 못했다.

추밀원이 이처럼 위축된 것은 주로 국왕이 정치적 결정에 책임을 지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왕이 어떤 쟁점에 관심이 있으면, 정치적으로 좀더 강력한 내각과 비공식 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형식적인 결정을 내릴 때 추밀원 회의가 열린다.

추밀원은 국왕에게서 직접 영지를 하사받은 사람들과 궁정관리 및 그밖에 국왕이 선임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쿠리아 레기스(Curia Regis：왕실회의)에서 유래했다(→ 쿠리아). 이들은 나중에 국왕의 자문위원회가 된 작은 집단이나 대회의와 의회로 발전한 큰 집단 속에서 정부의 모든 기능을 수행했다. 헨리 7세 시대에는 자문위원회가 국왕의 손발이었다. 자문위원회는 추밀원과 형평법 법원, 성실법원, 고등 판무국 및 이 관청들의 지방기관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국왕이 올바른 사람들을 선택하여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할 때는 자문위원회 제도가 잘 운영되었다. 그러나 스튜어트 왕조는 그렇게 하지 못했고, 의회 의원들과 관습법 학자들 사이에서는 자문위원회의 정치활동에 대한 시샘과 분노가 계속 높아갔다. 17세기 중엽에는 종교와 헌법에 관한 논쟁에 휘말려 자문위원회 제도가 사라졌지만, 추밀원은 공식적으로 폐지되지 않았다. 찰스 2세 시대에 추밀원이 부활되었지만, 그때부터 국왕은 점점 더 내각에 의존하게 되었다. 1701년 왕위계승법(하노버 왕가의 왕위계승)을 통해 추밀원에 권력을 되돌려주려는 시도가 이루어졌지만, 이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조지 1세가 즉위하면서 추밀원은 완전히 형식적인 기관이 되었다. 1960년 추밀원 위원은 300명을 넘었는데, 그 대부분은 정치와 사법 및 종교 분야의 전·현직 고관들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때로 과학이나 문학 분야에서 뛰어난 인물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추밀원에도 이 기관을 책임지는 추밀원 의장이 있다.

의장은 추밀원의 의사진행 규정을 만드는 이외에도 광범위한 기능을 맡고 있다. 이 기능은 주로 교육과 연구, 그리고 문학과 과학 및 예술을 진흥시키는 일에 종사하는 자선단체 및 지방자치단체에 특허를 주었던 국왕의 권한에서 연유한다. 추밀원은 과학 및 산업 분야의 연구에 큰 책임을 지고 있다. 대체로 추밀원은 위원회를 통해 기능을 발휘하는데, 가장 중요한 위원회인 추밀원사법위원회는 법령으로 설치되어 있으며, 종교재판소와 전시포획심판소, 그리고 영국 연방의 일부 자치령과 식민지 법정에서 들어오는 상소를 처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