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중국인들의 삶과 희망을 사실적이고 감성적이면서도 단호한 시각으로 보여주는 감독이다. 〈패왕별희 Bawang bieji〉는 제인 캠피온 감독의 〈피아노 The Piano〉와 더불어 1993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공동 수상했다. 또한 그 해의 국제비평가상을 중국인 감독 최초로 수상했다.

교사이자 영화 제작자였던 아버지가 1967년 천카이거를 운남 지역으로 보내 고무 농장에서 일을 하게 했다. 빈곤한 노동자들과 함께 일했던 그 시기 동안 천카이거는 소작농의 염원과 그들이 처한 삶의 냉엄한 현실 간의 큰 차이를 발견하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운남 지역을 떠난 후 5년 동안 군복무를 했다. 1975년 베이징으로 돌아온 후 천카이거는 시를 전공하고 대학 학위를 따는 대신 영화 분야에서 경력을 쌓는 일을 선택했다. 1978년 천카이거는 문화혁명(1966~76) 이후 다시 개교한 베이징영화학교에 입학했다. 졸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천은 제5세대로 불리는 중국 영화 제작자들의 대표 주자가 되었다.

첫 영화 〈황토지 Huang tudi〉(1984)가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어서 〈Dayuebing〉(1985), 〈아이들의 왕 Haizi wang〉(1987), 〈현 위의 인생 Bienzou bienchang〉(1991)을 감독했다. 칸 영화제 수상작인 〈패왕별희〉는 경극 배우가 되기 위해 엄격한 훈련을 받으며 성장한 두 남자의 어린 시절부터 충격적인 문화 혁명 이후 수년 동안의 삶을 탐색한다.

〈패왕별희〉는 국외에서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으나 중국 내에서는 환영 받지 못했다. 1993년 7월 중국 정부는 이미 검열을 마친 영화를 상하이에서 2주 동안, 베이징에서 1주일 동안 상영한 후 상영 금지 처분을 내렸다. 당국은 동성애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언급했다. 상영 금지 징계로 낙담한 천카이거는 문화혁명에 대해 다루려고 했던 2편의 영화 작업을 포기했다. 그러나 한 달 후 기본 이야기 구성을 많이 바꾸지 않은 추가 편집을 통해 영화는 중국에서 다시 개봉되었다.

이후 작품으로는 〈풍월 Fengyue〉(1996), 〈무극 Wuji〉(2005), 〈매란방 Mei Lanfang〉(2008)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