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임순례는 1980년 한양대학교 영문과에 입학했다.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출입하게 된 프랑스 문화원의 시네마테크에서 그녀는 프랑스 등 유럽의 이른바 예술영화들을 보고 커다란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영화를 만들겠다고 결심하고 대학 졸업과 동시에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대학원에 진학했다. 1988년 프랑스 파리 제8대학교 영화학과에 입학한 임순례는 1992년 〈미조구치 겐지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1993년 그녀는 여균동 감독의 〈세상 밖으로〉 연출부에서 일하면서 국내 영화제작방식을 체득하게 되었다. 그녀는 〈우중산책〉이라는 단편영화로 1994년 제1회 서울단편영화제에서 대상 및 젊은비평가상을 받았다. 35㎜로 제작된 〈우중산책〉은 한적한 변두리 3류영화관에서 매표원으로 근무하는 한 노처녀의 주체할 수 없는 공허함과 나른함을 깔끔한 서정적 영상으로 포착한 수작이었다. 1996년은 그녀는 이제 막 감옥 같은 학교를 졸업한 세 친구가 역시 감옥 같은 사회에서 겪는 좌절과 고통을 그린 영화 〈세 친구〉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 평론가들이 수여하는 넷팩상을 받았다.

임순례는 2001년 〈와이키키 브라더스〉로 2002년 제38회 백상예술대상 작품상을 수상했다. 이후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여섯 개의 시선〉(2003),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 등의 작품을 감독했다. 특히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최고의 명승부를 펼쳤던 여자 핸드볼 선수들의 감동적인 실화를 영상으로 옮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그녀는 제44회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제10회 서울 국제여성영화제 박남옥 영화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