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요약 현실의 특정한 환경이나 상황을 컴퓨터를 통해 그대로 모방하여 사용자가 마치 실제 주변 상황·환경과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것처럼 만드는 기술. 1960년대 이반 서덜랜드 교수의 3D 컴퓨팅을 이용한 상호작용 연구에서 시작하여 비행기나 우주선의 조종을 위한 시뮬레이션 기술을 거쳐 발달했다. <매트릭스>나 <아바타>와 같은 영화를 통해 가상현실의 개념이 대중화된 이래, 2010년대 이후 HMD기술 개발이 상용화되면서, 의학·생명과학·로봇공학·우주과학·교육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개요
현실을 모방하여 인공적으로 만든 상황이나 기술. 대개는 컴퓨터 기술을 이용하여 사용자의 감각기관을 통해 현실과 유사한 가상의 체험을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이나 이 기술이 구현되는 상태를 말한다. 가상현실은 사용자를 현실을 그대로 모방 재현한 환경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를 위해 사용자는 고글, 헤드세트, 장갑, 특수복 등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장비를 착용하고 컴퓨터가 만들어낸 환경을 접한다.
역사
가상현실 기술의 기초는 1966년부터 머리에 쓰고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 Head Mounted Display)를 개발한 이반 서덜랜드 (Ivan Sutherland)에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3D 컴퓨터 모델링과 비주얼 시뮬레이션이 가능하게 한 기술인 스케치패드를 개발한 공로로 1988년에 튜링 상을 수상한 컴퓨터과학자였다.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에 대해 그가 제시한 비주얼 기반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곧 그래픽 기반의 컴퓨터 운용환경을 만드는 기초가 되었다.
그의 기술은 곧 군사적 용도에 활용되어, 비행기나 우주선 조종사에게 추적 시스템 화면장치를 머리에 쓰게 해 비행기 조종 훈련을 가르치는 모의비행훈련장치가 개발되었다. 1980년대에는 미국의 군부와 미국항공우주국(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NASA)에서 컴퓨터 상호반응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가상현실 기술이 본격화되었다. 1989년, 미국 국방부는 군사 요원들이 상호반응적인 실시간 훈련 시스템에서 전투작전을 훈련할 수 있도록 해주는, 마이크로컴퓨터를 기초로 한 실험적인 네트워크인 심넷(Simnet: simulator network)을 구축했다. 심넷은 1991년 페르시아만전쟁 때 미군이 실제 상황에 대비해 훈련을 하는 데 사용되었다.
하지만 '가상현실(Virtual Reality)'라는 용어가 지금과 같은 의미로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1980년대 후반 미국의 컴퓨터과학자 제이런 레이니어(Jaron Lanier)부터이다. 그가 사용한 '가상현실'은 이전부터 사용되던 '인공 현실(Artificial Reality)'이라는 용어를 대체하면서, 컴퓨터 기술로 인간의 오감을 통해 새로운 공간감각을 재현하는 기술을 뜻하게 되었다.
가상현실의 가능성에 대한 관심은 컴퓨터와 인터넷 환경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1990년대부터 확산되기 시작했다. 영화 <매트릭스(Matrix)>(1999)는 가상현실과 현실을 오가는 인간의 존재감을 소재로 한 영화로, 가상현실이 무엇인가를 가장 실감나게 보여준 첫 번째 영화로 꼽힌다. 이후 그래픽 처리 속도 등의 제한으로 실질적인 가상현실 기술의 구현이 쉽지는 않았으나, 2000년 이후 3D게임 그래픽 개발 기술의 발전과 함께 영화 <아바타(Avatar)>(2009)에 구현된 3D 기술과 가상현실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이 촉발되면서 개발이 가속화되었고, 2010년대 중반부터는 본격적으로 실용화된 HMD 기기 등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종류
가상현실의 기술은 사용자의 관점에서 현실의 재현을 체험하도록 하는가에 따라, 또는 활용되는 환경이나 시스템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사이버공간형 가상현실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는 인터넷 기반의 사이버 공간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2003년에 시작한 이래 초기 가상현실을 대표하는 사례였다. 사용자의 컴퓨터에 설치된 뷰어를 통해, 인터넷 공간 안에서 캐릭터를 창조한 후 거주자가 되어 공간 안에서 다른 사람과 교류하고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공간 안에서 토지를 구입한다거나 할 때에는 돈이 필요하며, 린든 달러(L$, Linden Dollar)라는 사이버 화폐를 사용했다. 이 화폐는 현실의 미국 달러와도 환전이 가능했다. 이와 같이 사이버 공간에서 현실을 재현하거나 구성하는 방식도 가상현실의 개념 중 하나이다.
몰입형 가상현실
몰입형 가상현실 기술에서는 사용자가 양눈에 입체화면이 부착된 헬멧을 쓰고 모의환경의 동화상을 본다. 사용자의 움직임을 포착하여 실시간(어떤 일이 일어나는 실제 시간)에 화면의 시야를 조절하는 운동센서의 작용으로 사용자로 하여금 그 곳에 존재한다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따라서 사용자는 머리를 돌리거나 걸음을 걸을 때마다 시야와 원근감이 변하는 것을 생생하게 경험하면서 가상의 공간들을 여기저기 둘러볼 수 있다. 촉감을 느낄 수 있도록 힘을 피드백해주는 장비가 장착된 데이터글러브(data glove)를 끼면, 사용자는 가상환경에서 보는 물체들을 들어올리거나 조작할 수도 있다. 때로, 촬영되고 있는 사용자의 모습을 가상현실에 투영하여 존재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기술도 포함된다.
증강현실과의 차이
흔히 현실에 존재하는 대상에 대하여 사용자에게 컴퓨터 기술을 이용한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은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이라고 하여 가상현실과 구분한다. 증강현실은 책에 인쇄된 코드 등을 스마트폰에 탑재된 앱으로 해독할 때 추가적인 영상이나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하거나, HMD를 쓰고 현실의 건물을 바라볼 때 그 건물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등의 형태로 구현되는 등, 현실에 대한 부가정보의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가상현실과 차이가 있다.
응용
오늘날에는 항공우주 분야의 모의훈련장치뿐만 아니라 게임, 전시, 판매 설명회 등에 다양한 수준의 가상현실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가상현실은 그 밖의 많은 분야, 특히 연예, 의학과 생물공학, 공학, 설계, 마케팅 분야에 응용될 수 있는 큰 잠재성을 지니고 있다(→ 모의비행장치).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