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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유명한 예명으로는 단주로[團十郞]·에비조[海老蔵]·단조[団蔵]·에비주로[海老十郞]가 있는데, 가부키의 관례에 따르면 이치카와 가문의 친자 또는 양자가 선조의 계승자가 될 만한 기예를 갖추었을 때 이 예명을 받게 된다. 지금까지 12명의 단주로(최고 예명)와 10명의 에비조(2번째로 높은 예명)가 있었다.

이치카와 가문에서 가장 유명한 단주로 1세(1660~1704)는 겐로쿠 연간[元祿年間 ： 1688~1703] 최고의 명배우이자 이치카와 가문의 장기인 아라고토[荒事 ： 분장과 연기가 상징적으로 과장된 호쾌한 연출법] 양식의 영웅극을 창시한 가부키 극 작가였다. 영웅극에는 과장되고 불가사의한 힘과 어린애같이 단순한 천성을 지닌 용감하고 잘생긴 이상화된 무사들이 등장한다. 큰 칼을 차고 다니는 무사의 얼굴에는 빨갛고 파랗고 검은 줄들이 그어져 있다.

도쿠가와 시대[德川時代 ： 1603~1867] 말 최고의 배우 단주로 7세(1791~1859)는 이치카와 가문의 특별 레퍼토리인 가부키 주하치반[十八番 ： 가부키의 주요 18극]을 확립했다. 메이지 시대[明治時代 ： 1868~1912]의 단주로 9세(1838~1903)는 가부키 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으며, 왕이 관람한 최초의 가부키 공연에 출연했다.

단주로 11세(1909~65)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부키 배우 가운데 가장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는 전통극과 현대극에 모두 출연했다. 그가 〈겐지모노가타리 源氏物語〉를 각색한 작품에서 겐지로 출연한 것은 전후(戰後) 가부키 극의 정점을 이루었다. 그의 아들 에비조 10세는 도쿄의 '5대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이들은 이전 세대의 대배우들 가운데 상당수가 죽은 후 가부키의 장래를 짊어진 젊은 가부키 배우들을 말한다. 1985년 에비조 10세는 단주로 12세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