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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의 문학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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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문학은 50년이라는 지속성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소설 외에도 시가·평론·수필 등 전영역에 걸친 방대한 규모를 드러냈다.

이광수

이광수의 〈나의 고백〉(1948), 춘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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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류는 역시 소설이며 더불어 문학사적 가치를 1차적으로 결정해주는 것은 1910년대 계몽주의 소설들이다. 이 시기의 장편 〈무정〉(1917)은 우선 시제의 정확한 구별과 새롭고 의욕적인 문체 등으로 형식 면에서 근대소설로서의 획기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특히 이전의 신소설과 달리 당대인들의 삶과 성격을 실감나게 그렸고, 사회현실에 대응하는 젊은 지식인의 내면세계를 잘 그려냈다는 점에서 근대성을 획득하고 있다.

또한 시대적 이념이라 할 수 있는 부르주아 계몽주의 입장에서 자유결혼 및 근대적 자아각성의 문제 제기를 통해 전통적 인습·윤리를 반대하고, 신교육·신문명을 통한 자강주의를 주장했다. 그러나 이 작품에 나타난 추상적 계몽주의, 식민지 현실에 대한 정확한 역사적 인식의 결여는 〈무정〉을 진정한 의미의 근대소설로의 평가를 유보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무정〉과 같은 계몽소설의 연장에 놓이는 〈흙〉은 농촌계몽소설로서, 브나로드 운동 등의 민족적 교화운동의 일환에서 나온 작품이다.

이광수의 농촌현실에 대한 관심은 이보다 앞선 1916년 〈매일신보〉에 발표한 〈농촌계발〉이라는 논문에서 발견되는데, 그는 이 글에서 우리 농촌의 결점 중의 하나로 '교육이 없음'을 지적하며 선각자적 지식인이 농촌계발에 앞장서야 함을 주장했다. 이러한 그의 정신에서 나온 〈흙〉은 농민과의 정신적 연대성이 고조되던 당대의 상황을 반영하며 주인공 '허숭'은 자신의 신분(변호사)을 버리고 농촌으로 돌아가는 이상적인 지식인으로 그려진다.

한편 이광수의 작품 중 상당수가 남녀의 애정을 다루고 있는데 〈유정〉(1933)·〈그 여자의 일생〉(1934~35)·〈사랑〉(1938) 등에 나타난 남녀간의 애정은 통속적인 애정소설과는 달리 정신적인 이상주의를 지향하는 특유한 성격을 지닌다. 예를 들면 〈사랑〉에서와 같이 남녀간의 애정은 애욕을 초월한 종교적인 사랑으로 그려진다.

그래서 이러한 사랑이 인간의 구체적인 현실을 토대로 한 것이냐는 문제를 불러오기도 한다.

이광수는 〈단종애사〉(1928~29)를 포함한 다수의 역사소설을 발표해 역사소설가로서의 면모를 충분히 발휘했다. 그가 역사소설을 본격적으로 발표하기 시작한 시기는 1920년대 후반이며, 일제에 대한 직접적인 대항이 어려워지자 현실적인 소재보다 역사소설의 비유적 기능을 빌려 현실을 비판하고 이에 항의하려는 역사소설을 쓴 것으로 보인다.

대표작인 〈이순신〉(1931~32)·〈이차돈의 사〉(1935~36)·〈공민왕〉(1937) 등은 옛 것을 재현하여 민족의식을 고취시키고 역사를 대중화한 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으나, 결과적으로는 복고주의에 흘러 당대 현실에 대응한 실현적 관심을 제기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이광수의 시가는 문학사적으로 크게 주목할 만한 것은 없다.

민족주의·계몽주의를 주장하는 대중교화적인 성격을 띠는 작품이 대부분이며 자유시로의 모색을 시도했으나 후기에는 시조 형식으로 퇴보했다. 대표적 시집으로 〈3인시가집〉(1930)·〈춘원시가집〉(1940) 등이 있다.

이광수의 대표적 평론은 초기의 〈문학의 가치〉(1910)·〈문학이란 하(何)오〉(1916) 등을 들 수 있다. 이는 한국 최초의 본격적 평론이라 할 수 있으나 명확한 문학관에 입각하여 하나의 문학적 주의를 이론적으로 보여주지 못하고 서구 문학의 여러 주의를 체계 없이 나열한 한계를 드러낸다.

초기의 잡다한 주의들은 그후 톨스토이 예술론의 영향 아래 공리주의 내지 계몽주의에 뿌리를 내렸고 이후의 문학론들은 대개가 '인생을 위한 예술' 및 '도덕과 예술의 일치'를 강조하는 것으로 모아졌다. 그래서 그의 논설은 항상 세간의 주목이 되었고 당시 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켰다. 가령 〈자녀중심론〉은 자아 중심주의를 주장하며 유교의 근본요소인 '효'를 신랄한 논조로 비판하여 강력한 유교윤리의 지배를 받던 당대 사회에 충격을 주었고, 〈조혼의 악습〉(1916)·〈혼인에 대한 관견〉(1917)·〈숙명론적 인생관에서 자력론적 인생관에〉(1918) 등은 모두 부르주아 계몽주의를 토대로 유교적 전통에 얽매인 민족사상과 관습의 불합리를 비판하고 있다.

한편 〈민족개조론〉(1922)은 우리의 온갖 민족적 불행의 원인을 민족의 윤리적·도덕적 약점 탓으로 돌려 민족성의 개조를 통한 민중교화를 주장한다. 이 글은 안창호의 준비론 또는 실력양성론을 기초로 했으나 민족불행의 정치적 원인이 제거된 채 민족에 대한 부정과 자학으로 흘러 민족 허무주의로 귀착되는 문제점을 낳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외에도 이광수는 유려하고 친근감 있는 대중적인 필체로 많은 수필 및 시론을 발표해 다수의 독자 대중을 확보했다.

그의 수필들 역시 논설과 마찬가지로 대중에 대한 도덕적 교화와 관습개량을 다룬 것이 상당수이다. 그런가 하면 〈육장기〉(1939)는 현세적인 것을 허무하고 무의미한 것으로 간주하고 이를 떠나 불교세계에 귀의하는 고고한 초속주의를 드러내고, 〈금강산유기〉(1922) 같은 기행수필은 단순히 풍물기행에 그치지 않고 불교적 초속의 세계를 희구하는 자세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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