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자는 중빈(仲賓), 호는 식재도인(息齋道人).

계구 사람이다. 관직은 이부상서(吏部尙書)·집현전대학사(集賢殿大學士)에 이르렀다. 묵죽을 잘 그렸는데, 처음에는 왕정균(王庭筠)·왕담유(王澹游) 부자를 본받았으나 나중에는 오로지 문동만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채색은 이파(李頗)를 본보기로 삼았다. 일찍이 저장[浙江] 지방에서 살았으며, 1294년 교지에 사신으로 가면서 '죽향(竹鄕)에 깊이 들어가' 대나무를 관찰하고 체험할 기회를 가졌다. 옛 거장의 그림을 익힌 데다 자연을 스승으로 삼음으로써 마침내 대나무 그림의 독특한 풍격을 창조했다. 그는 조자앙(趙子昻)·정거부(程鉅夫)의 추앙을 받았는데, 특히 조자앙은 문동 이후 200여 년간 오직 이간만이 대나무의 참모습을 완벽하게 그려냈다고 평했다. 현재 전하는 대표작으로는 〈사청도 四淸圖〉·〈쌍구죽도 雙勾竹圖〉가 있는데, 전자는 묵으로 그린 것이고, 후자는 채색한 것이다.

작품의 특징은 형상과 정신을 겸비했고, 특이하면서도 법도를 잃지 않았다. 또한 함축성 자연미를 추구했으며, 인물의 고결한 품성을 상징한 것이 돋보인다. 그는 조자앙·고극공과 더불어 원대 초기 대나무 그림의 3대 명가로서, 후대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저서로는 〈죽보상록 竹譜詳錄〉이 있는데, 대나무의 형태 및 성질과 그리는 법에 대해 자세하게 논술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