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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펴낸 인류의 유전병 목록집 최신판에 따르면 현재 멘델의 유전법칙이 적용되는 유전병(단일 유전자에 의한 유전병)은 5,000여 종(種)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에서 원인이 밝혀진 종류는 전체의 3％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1980, 1990년대에 급격히 발전한 분자생물학과 유전공학은 세균이나 효모 등과 같은 단세포생물의 유전자를 임의로 조작하여 그 생물체의 특성 및 기능에 변화를 줄 수 있게 했다. 또한 특정 유전자좌에 일어난 돌연변이유전자를 본래의 정상적인 유전자로 복구시킬 수 있는 방법도 개발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유전자에 의한 치료'의 기본 개념이다.

현재 인류에게서 나타나는 대부분의 유전병은 유전자돌연변이에 의해 특정 단백질의 생산이 중단 또는 저하되거나, 비기능적인 단백질이 생산됨으로써 발병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유전병에 대해서는 그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을 규명했으며, 디옥시리보핵산(deoxyribonucleic acid/DNA) 재조합 기술에 의해 그 유전자를 클론화하여 특정 단백질을 생산하는 유전자의 결함을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이와 같은 방법에 의해 탈라세미아·겸형적혈구빈혈증·혈우병 등의 여러 질병에 대한 많은 지식을 축적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의학적인 측면에서 유전자요법이란, '어떤 유전병이 특정 유전자의 결함에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을 때, 그 결함 유전자를 건강한 정상 유전자로 바꿔줌으로써 유전병을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요법'이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유전자치료에는 정상유전자를 실어 운반할 수 있는 벡터 DNA(vector DNA)가 필요하다.

인간을 포함한 포유동물의 게놈에는 염색체의 한 좌에서 다른 좌로 수시로 이동할 수 있는 DNA 절편이 존재하는데, 이를 전이유전인자라고 한다. 레트로바이러스가 유전자치료의 벡터로 이용될 수 있다. 인위적으로 시험관 내에서 레트로바이러스의 내부 DNA를 절단한 후 정상 유전자를 삽입·연결함으로써 레트로바이러스 벡터를 제조하고, 이를 유전병 환자의 세포에 주입하여 염색체로의 삽입을 유도함으로써 정상유전자를 보유한 세포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치료법에는 재조합 벡터를 주입할 대상세포의 종류에 따라 2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체세포형질전환' 방법으로, 이미 성숙한 개체로부터 특정부위의 체세포를 분리해 배양액에서 적당히 배양하여 분열시킨 후, 이들 세포에 정상유전자가 재조합된 레트로바이러스 벡터를 주입하여 기대했던 형질전환 세포를 확보하고 이를 처음 분리되었던 조직에 이식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이미 분화된 전체 세포들 중에서 한 특정 세포의 유전자형만을 바꾸게 되는데, 이 기법이 현재 인류의 유전성 질환에 대한 치료법으로 개발되고 있는 기본전략으로 혈액세포의 모세포인 골수세포가 그 대상이 되고 있다.

둘째, 정상유전자가 재조합된 레트로바이러스 벡터를 생식세포에 주입하여 소위 '유전자도입생물'을 만드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먼저 암컷으로부터 분리한 수정란의 핵 속에 재조합된 레트로바이러스 벡터를 미세주입하고 이를 다시 암컷의 자궁에 이식한다. 이때 주입된 외부 유전자는 발생초기의 미분열세포의 염색체에 삽입되기 때문에 발생과정을 통해 성장한 개체의 모든 세포가 동시에 형질전환하게 되며, 멘델의 유전법칙에 따라 그 유전자는 자손에 전해지게 된다.

현재 3가지 종류의 생물체(노랑초파리, 생쥐 등의 실험동물 및 일부 식물)에서 성공하여 그 가능성이 높아져가고 있으나 인류의 유전병 치료에는 앞으로 많은 실험적 과정과 도덕적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앞으로 인간유전자에 대한 연구가 완료되어 인간의 모든 유전정보가 밝혀지면 유전자요법에 대한 근본 치유책이 개발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