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1953년 북한의 물질문화유물조사보존위원회에 의해 발굴·조사되었다. 무덤은 방촌부락 동쪽 대동강가에 자리잡고 있으며 묘실은 남향이다. 앞방[前室]의 남벽 좌우에 2개의 짧은 널길[羨道]이 설치되고, 북벽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널[棺] 하나가 들어갈 만한 크기의 관실(棺室) 4개가 설치된 특이한 묘실구조를 지닌 무덤이다.

천왕지신총(天王地神塚)이나 연화총(蓮花塚)과 같이 천장이 여러 칸으로 구분된 앞방 천장 서편의 오른쪽 끝칸은 바닥이 1단 높아 마치 옆방[側室]과 같은 느낌을 주며, 동편의 왼쪽 끝칸 입구는 8각 돌기둥으로 가운데칸과 구분되어 있다. 앞방 천장구조는 3~4단의 평행굄이다. 요동성총은 묘실구조상 요양삼도호1호분(遼陽三道壕一號墳)을 비롯한 랴오둥[遼東] 지역의 중국계 돌방무덤과 유사하다.

벽화는 묘실 벽면과 천장에 입힌 백회 위에 그렸으나 습기의 침투로 백회의 상당부분이 떨어져나가고 안료의 퇴색이 심하여 그림의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운 곳이 많다. 남아 있는 벽화의 내용으로 보아 벽화의 주제는 인물풍속 및 사신(四神)이다. 앞방 네 벽모서리와 위쪽에는 붉은색 안료로 기둥과 두공, 들보를 그린 흔적이 있어 앞방 내부를 목조건물의 실내와 같은 느낌이 들게 장식했음을 알 수 있다. 천장에는 변형구름무늬가 일부 남아 있다.

앞방 각 벽 상부에는 몸이 가늘고 긴 사신을 그렸으나 세부표현은 알 수 없다. 앞방 남벽 한가운데에는 외성(外城)과 내성으로 이루어진 성곽도(城郭圖)를 그렸다. 성곽도의 내성 안에는 불탑으로 보이는 3층탑과 전각(殿閣)이 서 있으며 외성 안에는 3채의 단층건물이 세워져 있다. 성곽 한쪽에는 묵서로 '요동성'(遼東城)이라는 명문이 씌어 있어 이 성곽도가 요동성을 그린 것임을 알게 한다.

성곽도는 용강대묘(龍岡大墓)·약수리벽화고분(藥水里壁畵古墳)·삼실총(三室塚) 벽화에도 보인다. 앞방 동벽에는 방앗간을 그린 흔적이 있다. 랴오둥 지방의 중국계 돌방무덤을 연상시키는 묘실구조, 목조건물을 연상시키는 앞방 벽화, 무용총(舞踊塚)이나 삼실총벽화를 연상시키는 초기 양식의 사신 표현 등으로 보아 요동성총은 고구려의 요동성주(遼東城主)를 지낸 중국계 인물의 무덤으로 추정되며, 무덤축조 및 벽화제작 시기는 고구려가 랴오둥 지배를 굳힌 이후 일정한 기간이 지난 후인 5세기 초반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