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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란 교섭을 통하여 무엇인가 타협점을 찾아내려는 정책수단이며, 따라서 각국 대표는 가능한 한 자국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타협하려고 한다. 외교기술에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 합리적인 설득방법이 있는데, 이것은 상대국의 이성에 호소하여 자국 입장의 합법성·정당성을 주장하고 상대방에게 양보를 끌어냄으로써 타협을 모색하는 방법이다.
둘째, 거래라는 형식을 빌려 협상을 도출하는 방법이 있다. 여기에는 상대방의 이해득실의 판단에 호소하는 것과, 상대국에게 보수를 제공하거나 처벌을 내비치는 것이 포함된다. 거래로서의 외교는 외교기술의 가장 전형적인 형태로서 보통 자국에게 유리한 거래를 성사시키려는 흥정의 양상으로 전개된다. 셋째, 위협과 물리적 강제력 등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여 상대방에게 양보를 강제하는 방법이 있다. 힘이 강한 국가가 약한 국가에 대해 종종 이 방법을 행사한다. '포함(砲陷)외교'가 그 전형인데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 서구 열강은 양쯔 강[揚子江] 위에 포함을 등장시켜 그 무력의 위엄으로 중국측의 요구를 억누르면서 자국의 거류민을 보호하고 경제적인 권익을 도모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정책수단으로서 외교와 군사력 행사는 종이 한 장의 차이에 불과했다. 페리 제독이 이끄는 미국 함대의 시위 아래서 바쿠후[幕府] 말기 일본은 개국을 강요당해 미일화친조약을 체결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어서 구미 각국과 불평등한 통상항해조약을 체결했는데, 이것들도 포함외교의 압력 아래 양보를 강요당한 예이다.
외교는 교섭을 통하여 타협점을 찾아내는 것이므로 경직된 태도로 일관하여 타결 가능한 교섭을 결렬시킨다든가, 필요 이상으로 상대방에게 양보를 요구하거나 안이하게 군사력을 휘두르는 등의 강압적인 외교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외교의 역량은 교섭을 지도하고 여기에 종사하는 사람의 흥정기술에 의해 결정될 뿐 아니라 상대국과 자국의 상대적 역량을 냉정히 측정하는 능력과 교섭을 둘러싼 국제적·국내적 환경을 현실적으로 파악하는 능력, 대국을 응시하여 치밀하게 교섭을 진행시키는 능력에 의존한다. 대전략(grand strategy)을 가지고 외교를 진행하는 것도 성공의 요체이다.
'대전략'에 입각하여 훌륭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경우로는 미국의 키신저외교를 들 수 있다. 키신저는 베트남 전쟁의 수습, 중국 및 소련과의 긴장완화, 중동평화의 전개와 같은 문제에 관해 장기적인 외교전략 구상을 가지고 외교적인 협상을 진행해나갔다. 그는 또한 베트남 전쟁의 수습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먼저 미국과 중국의 화해를 실현하고(미국·중국 공동 코뮈니케, 1972. 2), 이어서 소련과 전략무기제한협정을 체결하여(1972. 5) 미국과 소련의 긴장완화를 진전시켜 미국의 외교적 입장을 유리하게 만든 다음, 베트남과의 평화협정을 체결했다(1973. 1). H. 키신저의 이러한 외교를 '우회외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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