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자는 자단(子端), 호는 황화노인(黃華老人). 세종조 1177년(大定 16)에 진사가 되었다. 미불(米芾)의 서예를 사숙하여 그의 정수를 이어받았다. 남송과 금에서 미불을 계승한 이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전하는 작품으로는 〈중수촉선주묘비 重修蜀先主廟碑〉·〈행서칠절시비 行書七絶詩碑〉·〈청화대시첩 淸華臺詩帖〉 등이 있다. 산수화에 능하며, 특히 고목·대나무·돌을 잘 그렸다. 문동을 본보기로 삼으면서부터 등불 아래 대나무 가지를 비추어 사진처럼 정확하게 모사했다.

지금까지 전해지는 〈유죽고차도 幽竹枯槎圖〉를 보면, 엄격한 필법과 깊이 우러나는 먹의 운치가 문동의 기초 위에서 다시금 새로운 발전을 이룩했음을 엿볼 수 있다. 문학과 예술을 중시했던 금의 황제 장종(章宗)은 그를 서화국도감(書畵局都監)으로 임명하여 궁중 서화의 우열을 평가하도록 했으며, 한림원에 들어가서 글을 지어 바치고 천자의 조칙을 알릴 것을 명했다. 10년 동안 그는 한림수찬(翰林修撰)을 역임했다.

아들 만경(曼慶)은 호가 담유(澹游)이며, 역시 서화에 뛰어나 대나무그림으로 명성을 얻었다. 원대에 묵죽의 명가가 배출된 것도 그들 부자의 영향을 입은 결과이다. 그의 시문으로는 편집한 〈황화집 黃華集〉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