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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디우스의 원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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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디우스는 사랑을 노래한 시인으로서 자신이 직접 시의 등장인물이 되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심지어는 비밀을 폭로했기 때문에 존경과 주목을 받았다.

〈사랑〉·〈사랑의 기술〉·〈사랑의 치료법〉에서는 그가 젊은 시절에 행한 방탕의 흔적을 읽을 수 있지만, 작품에 나타난 그의 주장은 대부분이 그 당시의 일반적인 문학적 태도에 속하는 것이었다. 사실 오비디우스는 그 당시의 기준으로 보면 존경할 만한 가장이었던 것 같다. 그는 아주 젊었을 때 결혼했다가 곧 이혼했는데, 이 첫번째 아내에 대해서는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았다는 것밖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2번째 아내에게는 아무 비난도 하지 않았지만, 이 결혼도 오래가지 못했다. 그는 지체높은 귀족가문의 딸과 3번째로 결혼했는데, 이 결혼은 안정되어 있었고 상호간의 애정에 바탕을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오비디우스의 딸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데, 이 딸은 아마 2번째 결혼에서 태어난 자식인 듯하다. 오비디우스는 독창적인 작품을 상당히 많이 발표했기 때문에, 이 무렵에는 로마에서 가장 중요한 생존 시인으로 인정받고 있었다(위대한 아우구스투스 통치기간의 마지막 시인인 호라티우스는 BC 8년에 죽었고, 오비디우스와 경쟁할 만한 시인은 아무도 없었음). 〈사랑〉의 마지막 시에서 오비디우스는 이제 곧 좀더 야심적인 주제를 다루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3가지 주요장르에 속한 작품을 발표하여 이 약속을 지켰다.

비극 〈메데이아 Medea〉는 오늘날 남아 있지 않다. 평론가인 퀸틸리아누스와 역사가인 타키투스는 이 작품을 칭찬했고, 같은 주제를 다룬 세네카의 희곡에 영향을 미친 것이 분명하다. 오비디우스의 〈달력 Fasti〉은 로마의 1년과 종교축제를 설명한 책으로, 1개월에 1권씩 12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것은 1~6월의 6권뿐이다.

그는 다양한 축제 모습을 묘사하고, 그 축제들의 전설적 유래를 추적하고 있다. 이런 '인과 관계를 다룬' 시는 헬레니즘 시대(BC 323 이후)의 시인들, 특히 칼리마코스의 특징이었는데, 오비디우스가 일부러 이 장르를 선택한 것은 '로마의 칼리마코스'를 자처하는 프로페르티우스의 주장에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따라서 〈달력〉은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문학 프로그램에 한 자리를 차지하려는 의도를 가진 국민시였고, 어쩌면 지배층의 눈에 벗어난 작가가 총애를 되찾기 위해 쓴 시인지도 모른다.

이 작품에는 황실에 대한 아첨과 애국적인 구절이 많이 들어 있으며, 그 때문에 이 작품은 훌륭한 대목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학성이 떨어진다.

〈변형담〉도 당시의 문학적·정치적 배경을 고려하여 해석해야 한다. 아우구스투스 통치기간의 문인들 가운데 가장 '아우구스투스적'인 베르길리우스와 호라티우스조차도, 계관시인이라는 지위에 따르는 일반의 기대와는 달리 공식적인 시(주요전투에서 거둔 승리를 찬양하는 서사시 따위)를 요청받으면 내키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베르길리우스는 마침내 서사시 〈아이네이스 Aeneid〉를 썼지만, 이 시는 당시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아이네이스〉는 발표되자마자 국민적 서사시로 인정받은 유일무이한 작품이었던 만큼 이후 시인들에게 1가지 문제를 제기했다. 즉 베르길리우스 이후, 역사나 신화를 정면으로 다루는 어떤 서사시도 〈아이네이스〉에 뒤처지는 작품이 될 것이었다.

오비디우스의 본능과 지성은 그러한 서사시에 숨어 있는 함정을 조심하라고 그에게 경고했다. 그는 베르길리우스가 그랬듯이, 자기만의 독특하고 개성적인 새로운 계획에 따라 서사시를 쓰기로 결정했다.

〈변형담〉은 전 15권으로 이루어진 장시로서 오늘날 남아 있는 오비디우스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6보격 운문으로 되어 있다. 이 작품은 신화나 전설 중에서 변형(변신)의 모티프가 담겨 있는 이야기들을 집대성한 것으로, 이 이야기들은 천지창조(혼돈이 질서로 변한 최초의 변형) 때부터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죽어서 신으로 격상되기까지(이것도 역시 내전이라는 혼돈이 아우구스투스의 평화라는 질서로 바뀐 마지막 변형임) 연대순으로 나열되어 있다.

그러나 변형이라는 모티프의 중요성은 실질적이라기보다 표면적이며, 이 시의 근본적 주제는 열정으로, 이것은 시인이 사용하는 온갖 교묘한 이야기의 연결 및 배열 방식보다도 더 많은 통일성을 작품에 부여하고 있다. 오비디우스의 초기 시를 지배했던 성애에 대한 강조는 인간 감정(그가 묘사한 신들이란 인간에 다름없었음)의 거의 모든 형태에 대한 탐구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작업은 오비디우스의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그의 풍부한 재능을 남김없이 보여주었다. 그의 재치와 수사적 표현의 뛰어남, 신화에 대한 지식, 서술 및 묘사의 타고난 재능, 독특하고 풍부한 상상력 등이 이 작품에서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고대 로마의 시가 대부분 그러하듯 〈변형담〉도 매우 문학적인 바탕을 지닌 작품이다. 오비디우스가 읽어서 흡수한 엄청난 양의 그리스와 로마 시는 이 작품에서 창조적인 변용을 거쳐 독창적이고 유례없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의 문체 역시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어법을 개성적으로 변형한 것으로, 이 시에 포함되어 있는 장르와 어조의 다양한 변화에 잘 맞추어져서 독자들이 상당히 긴 이 시를 처음부터 끝까지 안정되고 기분 좋은 속도로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소재와 소재를 다루는 기법에서 〈변형담〉은 아우구스투스 통치기간의 문학작품답지 않을 뿐더러, 언어를 제외하고는 로마적인 동시에 그리스적이기도 하다. AD 8년에는 이 작품이 아직 정식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마무리가 되어 있었다. 오비디우스의 인생에 뜻밖의 재난이 닥쳐온 것은 그가 확고히 성공의 절정에 서 있는 것처럼 보였던 바로 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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