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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군현제는 기능상 군정적인 것과 민정적인 것으로 나누어지고, 지배방식의 차원에서 독립관부인 진(鎭)·현령관급 이상의 관부와 속군현 사이에 커다란 경계선이 그어질 수 있다. 그중 진·현령관급 이상의 관부만이 중앙정부의 직접적인 지배와 통제를 받았다.

이 관부들은 중앙정부의 일정한 통제 아래 각각의 속군현을 직접 지배하는 형식으로 중앙정부의 정령을 전달하거나 조부의 수취, 역역의 징발 등을 수행했다.

그런 의미에서 영현은 주현과 동일한 의미로 쓰인다. 결국 중앙정부가 지방사회를 다스리는데, 진·현령관급 이상의 관부를 통해 간접적인 지배와 통제의 형식을 취했다. 따라서 고려 군현제는 진·현령관급 이상의 관부가 하나의 독립된 영역을 이루면서 그들에 직솔된 속군현을 상하의 관계에서 지배·통솔하는 영역지배의 형식으로 운영되었다.

그런데 경(京)·목(牧)·도호부와 지사부·지사군·방어군·진·현령관과 같은 영현을 이루는 것 사이에는 상하관계가 아닌 병렬적 관계를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