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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오가 통치하던 이집트 시대부터 18세기까지 전문 어릿광대들이 활발한 활동을 했다. 이들의 활동무대는 멕시코의 아스텍과 중세 유럽의 궁정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했다. 대개 신체적으로는 불구이고 몸집은 왜소하며 혹은 절뚝거리기까지 하는 어릿광대들을 고용했던 데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행운을 얻기 위한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는 신체 불구자를 이용해 재난을 피할 수 있고 지독한 조롱을 받으면 나쁜 운명이 조롱을 받는 사람에게서 무례하게 조롱하는 사람한테로 옮겨간다는 믿음이 있었다. 인도, 그리스도교가 들어오기 전의 유럽, BC 7세기의 아일랜드 같은 곳에서 어릿광대는 종교의식의 한 부분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했는데 이들은 시적·예언자적인 힘을 받은 사람으로 간주되었다. 가짜 왕과 더불어 의식의 한 요소로서 자주 등장하고 사람을 조롱하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볼 때 어릿광대의 기원은 왕족 대신에 제물로 쓴 속죄양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우스꽝스런 모자, 귀를 덮는 두건, 지팡이, 그리고 얼룩덜룩한 윗도리 등 고대 의식에 쓰인 제물의 의상과 중세 일반 가정에서 활동한 어릿광대들의 옷차림 사이에 유사성이 있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궁정에서 어릿광대를 고용했던 최초의 기록은 이집트의 제5왕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파라오는 신비의 땅과 남쪽 지방에서 데려온 피그미족들에 대해 큰 가치를 부여하고 그들을 고용해 춤을 추게 하거나 광대로 삼았다. 로마 제국에서는 여러 부유한 집에서 어릿광대들을 고용했으며 불구자나 정신박약자는 노예시장에서 아주 높은 가격에 거래되었다.

일반 가정에 고용된 어릿광대들은 12세기를 지나 15세기에 이르면서 점점 더 기록에 많이 등장하고 있다. 어릿광대들은 궁정, 일반 가정, 술집에 소속해 있었으며 매춘굴에도 있었다. 18세기에 들어서자 서유럽의 일반 가정에서는 어릿광대들이 점차 없어지고 대신 러시아에서 그 수가 부쩍 늘어났으며 때로는 죄를 지은 전직 궁정대신이 궁정의 어릿광대로 전락하는 경우도 있었다. 어릿광대라는 인물은 문학이나 연극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셰익스피어가 조직한 극단에서 어릿광대 역할을 맡았던 배우 로버트 아민은 일반 가정에서 활동한 어릿광대에 흥미를 갖고 1605년 그들에 대한 역사적 기록을 책으로 냈다. 그가 이 책에 기록한 내용은 문학사상 가장 유명한 어릿광대를 창조해낸 극작가들에게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즉 〈뜻대로 하세요 As You Like It〉에 나오는 터치스턴, 〈십이야(十二夜) Twelfth Night〉의 페스트, 그리고 〈리어 왕 King Lear〉에 등장하는 광대가 바로 그 유명한 어릿광대들이다.→ 우인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