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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년경 〈구약성서〉의 그리스어 축자역본을 완성했다. 유대인들은 70인역 성서(Septuagint) 대신 이 역본을 사용했고, 3세기 교부 오리게네스와 4~5세기 교부 성 히에로니무스(제롬)도 이를 사용했다.

성 에피파니우스(315경~403)는 아퀼라가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의 친척으로서 황제의 지시로 예루살렘을 재건했다는 널리 알려진 그리스도교 전승을 자신의 책에 실었다. 아퀼라는 예루살렘에서 그리스도교로 개종했지만 이교적인 점성술을 행한다는 비판을 받자 다시 유대교로 돌아갔다. 랍비들이 율법·구전·주석을 집대성해놓은 〈탈무드〉에 따르면, 아퀼라의 번역은 순교한 대학자 랍비 아키바 벤 요셉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아퀼라 역본은 주로 오리게네스의 〈헥사플라 Hexapla〉 가운데 현존하는 부분들과 카이로의 에즈라 회당서고(geniza)에서 발견된 사본들에 단편으로만 남아 있다. 아퀼라의 번역은 히브리어 성서 원본과 그당시의 히브리어 연구 상황을 역력히 드러내 주기 때문에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