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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그 이름을 따서 지은 도시의 지방 신에 지나지 않았지만, BC 1800년경부터는 수메르인의 신 엔릴(아카드어로는 벨)과 동일한 신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 것 같다. 아시리아 왕 사르곤 2세(BC 721~705 재위) 때는 아슈르를 창조신화에 나오는 안(아카드어로는 아누)의 아버지 안샤르와 동일하게 보는 경향이 있었다.

사르곤을 계승한 센나케리브 때는 바빌로니아 신년 축제의 전반적인 의식을 아슈르와 관련시킬 뿐만 아니라 마르두크의 업적을 아슈르의 것으로 삼으려는 신중하고 철저한 시도가 있었다. 이러한 시도의 배후에는 당시에 바빌로니아와 아시리아 사이에서 벌어진 정치적인 갈등이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결과적으로 아슈르는 제국 수도의 용맹스럽고 호전적인 신으로서 갖고 있던 원래의 위상을 제외하고는 모든 실제적인 특성을 잃어버린 듯하다. 아시리아인들은 아슈르가 아시리아를 통치하며 적과 싸울 때 아시리아 군대를 도와준다고 믿었고, 심지어 아시리아 왕들은 원정 결과를 자세히 기록하여 아슈르 신에게 보고했다. 아슈르는 고유한 특성을 상실한 채 단지 정치적인 실체인 아시리아의 관심사를 구현한 화신으로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