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이슬람 법학 교의를 체계화하여 이슬람교의 4대 법학파 중의 하나를 이루었다.

법관의 직위를 끝내 사양하며 정치에 관여하기를 꺼렸기 때문에 우마이야조와 아바스조에게 박해를 받았다. 아부 하니파 학파는 대부분의 이슬람 왕조가 이 학파의 교의를 채용했을 만큼 권위가 있었다. 오늘날까지도 인도, 파키스탄, 터키, 중국, 중앙 아시아, 아랍 국가 등이 널리 따르고 있다(샤리아, 하나피야).

그는 이라크의 학문 중심지인 쿠파에서 태어났다.

그의 집안은 이슬람 지역에서 지적 활동을 선도했던 비(非)아랍계 이슬람교도인 마왈리에 속했다. 상인의 아들이었던 그는 젊은시절에 생업으로 비단무역을 했고 정직한 거래로 명성을 얻었다. 꾸준히 노력해서 상당한 돈을 벌게 되자 많은 자선기금을 내놓았는데 특별히 학자들을 원조해주었다. 아부 하니파는 다방면의 교육을 받았다. 청소년 시절에 신학 토론을 좋아하여 날카로운 재치와 논리적인 사고를 발휘하여 칭송을 받았다.

그러나 신학에 대한 열의가 식으면서 법학으로 방향을 돌려 당시 이라크에서 가장 유명했던 법학자 함마드(738 죽음)의 문하에 들어가 18여 년 동안 제자로 지냈다. 함마드가 죽은 뒤 그의 후계자가 되었다. 또 유명한 메카의 전통주의자 아타(732경 죽음)와 시아파 법률학의 창시자 자파르 앗 사디크(765 죽음)와 같은 여러 다른 학자들에게 배웠다.

또한 광범위한 여행과 다양한 사람들과의 접촉, 이라크의 이질적·역동적·선진적 사회에서 받은 자극, 그리고 사업관행에 대한 정통함 등으로 성숙해갔다.

큰 키에 적당한 체구를 지닌 그는 몸가짐에 매우 기품이 있었다. 진지하고 침착한 성격이었던 그는 신앙심, 종교적 열정, 헌신으로 유명했다. 자신의 독자적인 수입이 있었기 때문에 정부로부터 후원을 받으려 애쓸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이슬람 법학은 정치권력에 대해 독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독립성, 용감성, 세속적 허영에 대한 무시, 그리고 무엇보다도 독실함으로 그는 이슬람교도 학자상(像)의 본보기가 되었다. 아부 하니파의 시대에는 이미 이슬람교의 기준을 법률문제에 적용하려고 노력한 결과 상당한 양의 법학 교의들이 축적되어 있었다. 그리고 각 교의의 불일치를 극복하기 위해 정당한 원칙과 현실적 필요성에 기반을 둔 통일 법전이 발달했다. 아부 하니파는 제자들(이들 중에서 뛰어난 학자들이 배출됨)과 함께 현존하는 교의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했다. 각 법률문제는 명확히 문장화하기 전에 철저한 토론을 거쳤다.

사색적인 법학자였던 그는 법학 교의들 속에서 체계적인 일관성을 이끌어냈다.

그의 교의상의 강조점은 사실에서 체계로 옮겨졌다. 그는 계속해서 법률의 체계적·기술적 측면을 옹호하고 기존의 관행과 사법적·행정적 편의주의를 무시했다. 이러한 법률적 통찰력과 법학적 엄격성에 의해 그는 그때까지의 법학자 중 최고 법학 사상가가 되었다. 그당시의 법학자들인 쿠파의 이븐 아비 라일라(765 죽음), 시리아의 아우자이(774 죽음), 메디나의 말리크(795 죽음)와 비교해볼 때, 그의 교의는 보다 신중하게 문장화하고 체계화한 일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의 전문적 법학사상은 보다 고도로 발달하고 세련된 것이었다.

아부 하니파 이전에는 교의가 주로 실제문제에 부딪쳤을 때 형성되었다.

그러나 그는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아부 하니파의 특색인 이러한 방법이 도입됨에 따라 법률영역은 상당히 확대되었다. 이 방법은 발전된 법학사상을 전제한 것이었고 법학사상은 이 방법이 도입됨으로써 더욱 세련되었다. 아부 하니파의 학파는 권위 있는 전승인 하디스 학파에 반대하는 '라이'(ra⁾y：독립된 견해) 학파로 비난받았다. 이것은 학파의 관점에 대한 객관적인 언급이라기보다는 논쟁적 주장일 뿐이지만, 이러한 비난은 바로 아부 하니파가 취했던 위의 방법과 또 그의 다소 합리주의적인 경향, 입증되지 않은 관행에 대한 유보적 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원래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신학에 대한 그의 기여도 중요하다. 그는 몇 가지 신학문제에 대하여 분명하고 온건한 입장을 견지하여 마투리디야 학파의 발전을 촉진했다.

아부 하니파는 정치에 소극적인 기질 때문에, 그리고 학문에 몰두하느라, 당시의 우마이야조와 아바스조에 대한 분명한 반감에도 불구하고 궁정 정치와 권력투쟁에 직접적인 관여는 하지 않았다. 그는 알리 가문을 동정했고 그들이 반란을 일으키자 지지발언과 자금으로 공개적인 성원을 보냈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부분적으로나마 아부 하니파가 재판관직을 완강하게 거절하고 결국 양쪽 칼리프조로부터 심각한 박해를 받았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