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서양에서 수학자로 명성을 얻은 최초의 여성이다. 수학교수의 딸로 태어난 아녜시는 천재 소녀였다. 어린 나이에 라틴어·그리스어·히브리어와 몇 가지 현대 외국어에 통달했고, 9세 때는 여성의 고등교육을 옹호하는 라틴어 논문을 발표했다. 1738년 철학과 자연과학에 관한 논문집인 〈철학의 명제 Propositiones philosophicae〉를 발표했는데, 이 책은 한 과학자 대회를 앞두고 아버지 집에서 열린 토론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아녜시의 가장 유명한 저서인 〈이탈리아 청년들을 위한 분석적 제도 Instituzioni analitiche ad uso della gioventiū italiana〉는 1748년에 출판되었다. 이 책은 대단한 인기를 누렸고 몇 개 국어로 번역되었다. 이 책에는 아녜시의 곡선, 즉 3차 곡선과 영국에서 잘못 이해되는 바람에 '아녜시의 마술'(Witch of Agnesi)로 알려진 버스트사인 곡선(versiera) 등에 대한 논의가 들어 있다. 1749년 교황 베네딕투스 14세는 아녜시를 볼로냐 대학교 명예강사로 임명했다.

아녜시는 신앙심이 깊었으며 1752년 아버지가 죽은 뒤로는 자선사업과 종교 연구에만 몰두했다. 1771년 밀라노의 자선단체인 피오 알베르고 트리불치오의 원장으로 임명되었고, 그곳에서 청의(靑衣) 수녀회에 들어가 28년 동안 봉사활동을 하다가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