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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즈의 본명은 캐럴 워너였으며, 미국 일리노이 주 오크파크에서 태어났다. 1957년 그녀는 인디애나 주 해노버에 있는 해노버대학교에서 영어학 학사학위를 받고, 같은 해에 결혼해 캐나다로 이주했다. 토론토대학교에서 창작강의를 들은 뒤, 실즈는 캐나다방송협회(CBC)가 주최한 신인작가 공모에 당선했고(1965), 오타와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1975). 1977년에는, 19세기에 온타리오 주에서 개척생활을 한 뒤 그때의 체험을 수기로 남긴 영국 여성 수재나 무디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위니펙으로 이사한 그녀는 매니토바대학교 영어교수 자리를 얻었다.

실즈는 1974년에 매리언 에인절 상(특정 작품이 아니라 저술활동 전반을 평가해 주어짐)을 받았고, 첫 장편소설 〈작은 의식들 Small Ceremonies〉로 1976년에 소설부문 캐나다작가협회상을 받았으며, 1988년에는 〈스완의 수수께끼 Swann : A Mystery〉로 아서 엘리스 상을 받았다. 이처럼 화려한 수상경력에도 불구하고 실즈의 작품은 가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이유로 비평가들한테 과소평가되는 경우가 많았다. 〈스톤 다이어리〉가 발표됨으로써 문단은 정치하고 차분한 그녀의 작품들을 새로이 인식하게 되었다.

소설가 캐럴 실즈는 자신이 읽고 싶었지만 발견할 수 없었던 유형의 소설을 직접 써냈다. 여인들의 우정과 정신적·지적 내면생활을 다룬 〈스톤 다이어리 The Stone Diaries〉(1993)가 그것이다. 이 소설은 1993년 캐나다 총독 문학상을 받고, 1994년 전미 도서비평가협회가 선정하는 소설상을 받은 데 이어, 1995년에는 소설부문 퓰리처상을 받았다. 20세기 전반에 걸친 어느 평범한 여인의 일생을 묘사한 이 소설은 자전적 형식으로 씌어졌다.

실즈의 소설과 시를 관통하는 주제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어떻게 보이는가, 그리고 어떻게 서로 관계를 맺는가 하는 것이다. 그녀의 두 시집 〈타인들 Others〉(1972)과 〈교차로 Intersect〉(1974)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거리를 다루었다. 초기의 두 장편소설 〈작은 의식들 Small Ceremonies〉(1976)과 〈회양목 정원 The Box Garden〉(1977)은 3대째 쌍둥이로 태어난 두 여인을 다루었다. 또 블랜치 하워드와 함께 쓴 〈독신의 계절 A Celibate Season〉(1991)은 부부가 서로의 직업 때문에 헤어져 생활하는 현대의 결혼생활을 다루었으며, 〈사랑의 공화국 The Republic of Love〉(1992)에서는 평범한 생활을 배경으로 한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실즈는 특히 중산층의 신중하고 부족할 것 없는 생활을 천착했는데, 평범한 사람들의 감정과 관심사를 재현하는 솜씨가 뛰어났다.

실즈는 하나의 관점에서 소설의 줄거리를 전개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우연한 사건 Happenstance〉(1980)과 〈아주 평범한 여인 A Fairly Conventional Woman〉(1982)은 미국의 소도시에 살고 있는 한 중년 부부의 결혼생활을 검토한 작품으로, 이 두 편의 소설에서 그녀는 남편과 아내의 이야기를 서로 겹치는 방식으로 줄거리를 전개했다. 또한 〈스완의 수수께끼 Swann : A Mystery〉(1987)에서는 살해당한 한 시인의 생애와 작품에 대해 4명의 등장인물이 저마다 독자적인 해석을 내린다. 1998년 소설 〈래리의 파티 Larry's Party〉(1997)로 소설 부문 오렌지 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