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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토(Alan Sillitoe)

ⓒ Ian Brown LRPS/wikipedia | CC BY-SA 3.0

노동자계급의 삶을 격렬하고 적나라한 필치로 묘사하여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영국 소설문학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했다. 제혁공의 아들로 태어나 14세가 되던 해부터 공장 노동자로 일하기 시작했다. 1946년 공군에 입대, 말레이시아에서 2년간 무전통신사로 복무했다. 제대 후 영국에 돌아와 X선 검사를 했을 때 결핵으로 판정되어 몇 개월간 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후 노팅엄(1950)과 켄트(1951)에서 지냈으며, 6년간의 프랑스 거주를 마감하고 다시 스페인으로 거처를 옮겼다. 작가 로버트 그레이브스를 만나 자신의 고향 노팅엄에 대한 글을 쓰라는 권고를 받은 후로, 〈토요일 밤과 일요일 아침 Saturday Night and Sunday Morning〉(1958)이라는 첫 소설을 발표해서 즉시 성공을 거두었다. 이것은 윤리의식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젊은 노동자의 생활을 다룬 소설로, 억압으로 가득 찬 노동자의 삶에서 유일한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토요일 저녁의 술과 섹스뿐임을 냉소적으로 웅변하고 있다. 1960년 영화대본을 써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단편소설집 〈장거리 경주자의 고독 The Loneliness of the Long Distance Runner〉(1959)을 영화대본으로 각색하기도(1962) 했다. 〈윌리엄 포스터스의 죽음 The Death of William Posters〉(1965)·〈과부의 아들 The Widower's Son〉(1977)과 같은 후기 소설에서는 예전에 비해 훨씬 지적인 노동계층의 인물들을 묘사하고 있다. 〈이야기꾼 The Storyteller〉(1979)은 정교하게 분할된 구성을 통해, 미치광이로 타락해가는 한 남자의 정신세계를 밀도있게 그린 작품이다. 그밖에 주목할 만한 단편집으로는 〈넝마주이의 딸 The Ragman's Daughter〉(1963, 영화화 1974)·〈남자, 여자, 아이들 Men, Women and Children〉(1974)·〈2번째 기회 The Second Chance〉(1980) 등을 꼽을 수 있다. 소설 집필을 계속하면서 아동문학이나 시·희곡 등을 쓰기도 했다. 1995년 자서전 〈갑옷 없는 생활 Life Without Armour〉을 출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