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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식물원의 기원은 고대 중국과 지중해 연안의 많은 나라에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실제로 식물원은 식품이나 당시의 의약품을 만드는 데 이용되던 과수나 채소류, 그리고 각종 초본류를 재배하는 중심지이기도 했다. 인쇄술의 발견 이후, 수세기 동안 축적된 식물에 대한 각종 원고가 더 널리 유포되어 식물지의 출판을 더욱 가속화했고 식물학자들과 그들이 쓴 식물지는 식물원의 설립을 유발했다.

16세기말까지 유럽에는 이러한 식물원이 5개였지만 20세기 중엽에는 수백 개로 늘어났다. 최초의 식물원 2개는 이탈리아의 피사(1543)와 파도바(1545)에 있었고 의과대학과 관련이 있었는데, 그당시 의과대학 교수는 주로 식물학자들이었으며 그곳의 약재식물원은 약품을 조제하기 위해 식물을 키우고 학생들을 훈련시키는 수련장으로 활용되었다. 또한 그곳은 다른 방면으로도 이용되었다. 예를 들어 16세기의 유명한 식물학자 카를루스 클루시우스는 네덜란드 레이덴의 식물원에서 비늘줄기를 가지는 꽃피는 식물의 채집을 함께 병행하여 네덜란드의 비늘줄기 산업(예를 들면 튤립)을 태동시키는 구실을 했다.

1800년대초 스위스의 의사이며 식물학자였던 장 게스너는 18세기 말엽 유럽에는 1,600개의 식물원이 있다고 언급했다. 18~19세기에 식물학이 틀을 갖추었고 많은 식물학자들이 식물원의 관리책임자로 일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고전적인 교육 및 의학적인 면은 점점 감소하고 주로 관상용 식물과 특별한 관심이 있는 식물군들을 전시하고 재배하는 식물원으로 바뀌었다. 살아 있는 식물의 대규모 채집은 전문적인 학습에도 많은 자료를 제공했으나 더욱 중요한 사실은 일반대중들에게 식물에 대한 지식을 제공하고 식물의 재배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풍부하게 제공한 점이다. 어떤 식물원에서는 어른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매년 식물과 식물재배에 대해 상식수준의 단기과정을 개설한다.

식물원은 식물의 새로운 변종을 만들 때 중요한 잠재적인 유전형질을 보관하는 보관소 역할을 한다. 펜실베이니아 주 케닛 스퀘어 부근의 롱우드 식물원은 미국 농무부와 합작으로 최근 몇 년 동안 교배원종으로 쓰일 식물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아름다운 관상용으로 쓰는 식물들을 채집하기 위해 여러 채집 팀을 파견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는 영국 큐 지방에 있는 큐 왕립식물원이 채집 팀에 의한 식물들의 직접채집 및 세계각지에서 자라는 경제성이 있는 식물들의 분포에 대한 정보수집으로 가장 유명하다. 큐 왕립식물원은 파라고무나무(Hevea brasiliensis)·브로맬리애드, 바나나·차나무·커피·카카오·그리고 퀴닌을 만드는 기나수 등 약품을 만드는 식물들을 널리 알리고 보급하는 데 이바지했다.

식물원의 기능 가운데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것은 정원사들에 대한 훈련이다. 캐나다는 나이애가라 폭포 공원위원회의 원예학교에 이러한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개설해왔다. 위슬리에 있는 왕립원예학회식물원과 큐·에든버러·더블린의 식물원에서는 이러한 훈련과정을 통해 많은 나라에서 책임자 위치에 있는 능력있는 정원사들을 배출해내고 있다.

배치 및 시설

공원은 식물을 조경과 놀이 공간, 기타 기본적인 여가시설에 중점을 두어 배치하는 데 반해 식물원과 수목원은 채집된 식물들간의 과학적인 유연관계에 따라 배치한다.

예를 들면 식물원의 전통적인 배열양식은 교목과 관목을 식물원의 수목원 구역에 모아 전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교목과 관목을 각 분류군끼리 모아서 식물원 곳곳에 초본류와 함께 배치·전시하여 조경효과를 높이기도 한다. 때로는 식물원 전체나 일부를 식물의 원산지에 따라 설계하기도 한다. 때로는 장미원·붓꽃원·암석식물원·야생화원·일본조경식물원과 같은 작고 특별한 식물원을 중심으로 전체의 식물원을 배치한다. 식물원의 규모는 2~3ha에서부터 1,000㏊까지 다양하다.

식물원과 관련된 온실은 식물을 번식시키거나 계절의 변동으로 인해 죽을지도 모르는 식물을 재배한다. 예를 들어 온대지방에서 추운 겨울을 나는 열대산 난종류는 온실 안에서 키워야 한다. 역시 열대산 양치류, 브로맬리애드, 열대나 열대의 인접지역에 잘 적응된 식물, 많은 선인장류와 다육질의 식물, 아프리칸바이올렛, 베고니아 등도 온대지방에서는 온실에서 키워야 한다.

온실과 따뜻한 토양은 날씨가 충분히 따뜻해지면 외부에 심을 식물의 묘목을 키우는 데도 필요하다. 다량의 식물 채집을 원하는 식물원은 반드시 특정 계절에 특정 종이 요구하는 온도조건을 조절할 수 있는 저장공간을 갖추어야 한다. 난방장치 없이 온실로 쓰는 유리틀 장치는 많은 식물에 있어서 이런 목적에 필요한 장비이고 어는점에서는 견디지 못하는 어린 식물들이 겨울을 나는 데 필요하다. 욋가지를 엮어서 만드는 것 또한 반음지성 식물의 일시적인 보관이나 뜨거운 여름의 태양광선에 대해 저항력이 없는 식물의 성장에 중요하다.

많은 식물원은 종이 위에 마른 식물표본을 올려 고정시킨 수천 점의 표본들을 보관하고 있다. 이 표본들은 전문가에 의해서 동정되어 학명과 채집된 장소와 서식상황 등을 기록한 꼬리표를 붙이게 된다. 이것들은 참고표본으로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과와 속에 따라 상자 안에 넣는다.

살아 있는 식물을 채집하는 것과 같이 표본관은 알려지지 않은 식물에게 적당한 이름을 명명할 때 필요한 참고표본을 가지므로 식물계의 사전이라 한다(→ 식물표본관). 대학교와 연관되어 있는 많은 식물원들은 광대한 도서관과 표본관, 연구실험실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식물원은 식물분류학자들에게 아주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 규모가 큰 도시의 식물원들은 초보원예가들을 위해 강의와 온실시설에 대한 강좌를 개설하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교육훈련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큰 식물원은 전문학술지와 대중을 위한 소책자를 발행하며 어떤 큰 식물원에서는 대중적 흥미거리를 담은 책과 필름도 만든다.

식물원에 대한 고찰

식물 채집물을 유지하는 데 첫번째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식물 재배기술이다. 숙련된 잔디관리는 도시에 위치하는 식물원에 있어 특히 중요하다. 식물원을 찾는 시민들은 채집된 식물들의 질적인 우수성보다 그 식물원이 보여주는 외형으로 판단한다.

교목과 관목의 채집품은 대칭적인 가지치기가 필요하며 중요한 나무는 2년 이상 가지치기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 고목은 가지치기와 상처에 대한 보호가 특별히 요구되며 부패하지 않게 해야 하므로 질병과 감염에 대한 분무소독이 종종 필요하다. 새로운 종류의 식물들은 학식이 있는 수집가들이 보내주어 보관된다. 수집가들은 야생에서 자라는 새로운 종을 찾고 원하는 식물의 표본을 채집한다. 그러나 이제는 종묘산업이 매우 방대해지고 특정식물에 대해 많은 소회사들이 전문화가 되어 있어 많은 종과 재배종들을 종묘사에서 바로 사서 심을 수 있게 되었다.

씨 및 희귀식물의 교환은 식물원 사이에 자주 일어난다. 어떤 식물원은 매년 교환되는 씨의 목록을 출판한다.채집한 식물의 관리에 필요한 장비는 관리의 규모에 의해 결정된다. 근무요원들의 물질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건물과 각종 기구 및 장비를 보관하는 공간 이외에 흥미있고 효율적인 교실공간 또한 교육계획과 더불어 식물원의 기본사항이다. 학생들의 실습을 위해 온실의 구역을 배치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필요한 식물원의 요원은 식물원이 가지는 특별한 목적뿐만 아니라 이용가능한 자원·기후·면적에 따라 다르다. 적어도 한 정원사는 숙련된 분묘가이자 종묘가이어야 하며 발달된 원예훈련과 경험을 가진 수석 정원사는 모든 관리를 지휘 감독해야 한다. 만약 식물체가 충분히 자라면 숙련공과 최고감독관이 협조하여 식물체를 돌보거나 소제, 보온하고 기타 일상적인 작업을 돌보아야 한다.

필요한 전문요원도 식물원의 목적과 재정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 식물학자는 필수적인 존재다. 분류학자는 표본관에 기본적으로 필요하며, 책과 학술지를 수집한다면 사서도 필요하다. 보통 분류학자들은 식물에 꼬리표를 만들어붙여 관리한다.

채집한 식물의 규모가 큰 경우에는 식물병리학자나 식물의 병에 대한 전문가도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인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강의에 들어가 강의를 진행하는 교사와 시간제 강사 등 최소한의 인원이 필요하다. 전문요원에 의한 관리에서 교육에 이르는 식물원의 모든 계획은 식물원이 사단법인이면 이사회의 책임을 부여받은 관리책임자에 의해 조정된다. 식물원이 대학의 부설기관인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식물학교수 또는 원예학교수의 일차적인 책임하에 있게 되어 그 교수가 소속된 과의 부설기관으로 운영된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식물원은 보통 관리자 단체나 보조단체의 관리하에서 운영된다.

어떤 식물원은 독립적으로 설립되어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이 세운 후원회를 통하여 전달되는 기금으로 운영된다. 정부기관에 의해 직접 운영되는 식물원은 보통 세제상의 지원을 받는다. 식물원을 가진 사설단과대학이나 대학교는 기금후원회의 재정지원 또는 개인의 지원을 받거나 그들의 이익을 위해 설립한 기금주식에 의해 지원을 받는다.

한국의 식물원

한국의 식물원은 1907년 학교교육을 목적으로 수원농림전문학교(지금의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구내에 나무를 식재(植栽)한 것이 그 효시이며, 식물원이란 명칭이 붙여진 것은 1909년(융희 3) 11월 1일에 개원한 창경원 식물원이 최초이다. 일제에 의해 황실의 위안시설을 건립한다는 명목으로 창경궁을 변형·개조하여 만들어진 창경원 식물원은 일본 궁내성(宮內省)의 원두(苑頭) 후쿠와[福羽恩藏]에 의해 건설되었다. 식물원의 대온실은 575.404㎡의 목조유리건물로 열대·아열대식물을 주로 하여 약 200 종, 약 1,000주가 식재되어 당시 동양 최대의 규모였다. 그후 규모가 점차 커져 1940년에는 400여 종, 1,755주의 식물을 보유했고, 식물원 개원 60주년이 되는 1969년에는 이중 돔식으로 개조공사를 실시하여 464종 1만 9,610주의 식물을 보유하게 되었다. 그러나 1982~86년에 걸쳐 실시된 창경궁 복원사업에 따라 1985년에 경기도 과천시 막계동에 위치한 서울대공원 식물원으로 이전되었다.

1991년 현재 한국식물원연합회에 등록된 국립·시립 식물원으로는 광릉수목원, 서울대학교 농과대학부속수목원, 서울대공원 식물원 등이 있으며, 사립식물원으로는 제주관광식물원(제주 서귀포시 색달동 소재)·천리포식물원(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1구 소재)·용인에버랜드식물원(경기 용인시 포곡면 전대리 소재)·기청산식물원(경북 포항시 청하면 덕정리 소재)·미림식물원(경기 안성시 양성면 산정리 소재)·한택식물원(경기 용인시 백암면 옥산리 소재) 등이 있다. 그밖에 청평양수발전소 고산식물원(경기 가평군 외서면 초명리 소재)·동래금강식물원(부산 금정구 장전2동 소재) 등이 있으며, 국립연구기관 부설식물원으로 임업연구소 홍릉수목원을 비롯하여 33개의 식물원이 전국에 분포되어 있다.홍릉수목원을 비롯하여 33개의 식물원이 전국에 분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