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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여왕 이사벨 2세와 여왕의 여동생이자 왕위 계승자인 루이사 페르난다는 같은 날에 각각 사촌 카디스 공작 프란시스코 데 아시스 데 부르봉과 프랑스 왕 루이 필리프의 막내아들 몽팡시에 공작 앙투안과 결혼했다. 이 두 쌍의 결혼으로 스페인 왕가와 프랑스 왕가의 결합관계가 다시 성립되었으나 영국과 프랑스의 우호 관계는 깨졌다.

1843년과 1845년 프랑스 외무장관 프랑수아 기조는 이사벨 여왕이 부르봉 왕가의 스페인 가계나 나폴리 가계 출신 사람과 결혼할 것이며, 여왕의 동생 루이사는 이사벨이 1명 또는 그 이상의 아이를 낳기 전에는 어떠한 프랑스 공과도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고 영국에 보장했다.

그러나 1846년 6월 파머스턴 자작이 영국 외무부에 복귀해, 이사벨 여왕은 영국 왕자비의 사촌인 작센코부르크의 레오폴트와 결혼해야 한다는 해묵은 구상을 다시 꺼냄으로써 이 합의가 뒤집어졌다. 파머스턴은 또한 1834년의 보수적인 스페인 군주정 헌법을 받아들인 스페인 온건파(Moderados)를 지지하는 프랑스에 반대했다. 이에 따라 스페인과 프랑스 정부는 영국이 스페인의 자유주의적인 1812년 헌법을 다시 세우려는 진보파(Progresistas)를 지지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여 이 두 쌍의 결혼을 계획하고 성사시켰다. 이에 따라 이사벨은 성불구자로 추정되는 꺼림칙한 자신의 사촌을 배우자로 받아들이라는 압력을 받아야 했다.

파머스턴은 이 결혼이 일찍이 프랑스와 스페인의 부르봉 가문끼리의 결합을 금지한 위트레흐트 조약(1713)에 위배된다고 항의했으나 별 효과가 없었다. 한편 프랑스의 루이 필리프는 영국 및 영국이 대표하던 자유주의 원칙과 결별한 결과 국내의 자유주의 세력이 힘을 결집하던 시기에 기조가 이끄는 보수주의자들과 더욱 긴밀히 제휴하게 되었다. 이러한 제휴관계는 1848년 루이 필리프가 몰락하는 데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