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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에는 비록 실패했지만 '10년전쟁'을 시작하여 쿠바가 독립하는 데 기틀을 마련했다.

1517년에 쿠바의 영지를 하사받은 저명한 대농장주 가문에서 태어났다. 1840년 아바나에서 학사학위를 받은 뒤 스페인으로 가서 법률공부를 마쳤다. 스페인에 있으면서 1843년에 후안 프림이 이끄는 혁명운동에 가담했다가 프랑스로 추방당했다. 쿠바로 돌아오자 곧 변호사로 개업하는 한편 시와 소책자를 썼으며 비밀리에 독립운동을 조직했다.

1868년경 혁명운동의 지도자가 되어 같은해 10월 10일 허술하게 무장한 약 200명의 투사를 이끌고 산티아고 시를 장악하고 쿠바의 독립을 선언했다. 이 반란은 큰 지지를 받아 10월말에는 1만 2,000명의 의용군이 모였고 몇몇 전투에서 놀랄 만한 승리를 거두었다. 세스페데스는 국내에서의 지지기반을 넓히고 외국 세력에게는 정권의 정통성을 강조하면서 혁명에 가담한 모든 노예들에게는 자유를 약속했다.

1869년 4월 10일 혁명정부는 그를 대통령에 선출했다. 이어 대규모의 스페인 군대가 쿠바로 몰려오자 초기에는 선전했지만 결국 패해 후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정부는 권위를 잃게 되었으며 그는 점진적인 노예 해방을 고집해 보수·자유 양 진영 모두의 노여움을 샀다. 쿠바 재판소가 1873년 궐석재판에서 그를 추방하기로 결정하자 그는 은신해야만 했으나 결국 스페인 군인들에게 발각되어 사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