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미국의 작가·만화가. 유명하고 평판 높은 제임스 서버의 글과 그림들은 자신이 창조하지도 않았고 이해할 수도 없는 세계에 당혹감을 느끼고 공상 속으로 도피하는 도시인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단편소설 〈월터 미티의 비밀생활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1942, 〈나의 세계-환영합니다 My World-and Welcome to It〉에 수록)에 나오는 몽상적인 공처가 주인공 월터 미티는 서버가 그려낸 도시인의 전형이다.

제임스 서버는 1913~18년 오하이오주립대학교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처음에는 워싱턴에서, 나중에는 파리에서 국무부의 법률서기로 근무했다. 서버는 이후 몇몇 신문사에서 일하다가 1926년에 뉴욕에 가서 〈이브닝 포스트 Evening Post〉지의 기자가 되었다. 1927년에는 해럴드 로스가 새로 발간한 잡지 〈뉴요커 The New Yorker〉의 편집부장 겸 편집기자로서 그 잡지의 세련된 품격을 확립하는 데 기여했다.

후에 제임스 서버는 〈로스와 함께 한 나날들 The Years with Ross〉(1959)에서 당시의 동료들에 관해 회고하고 있다. 서버의 소묘는 1931년 처음 잡지에 발표되었다. 그뒤 자신이 그림보다는 글을 쓰는 일에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스케치에서 손을 떼었다. 그러나 친구였던 수필가 E.B. 화이트는 서버의 그림을 높이 평가하여 그들의 공동저작인 〈섹스는 필요한가? Is Sex Necessary?〉(1929, 섹스에 대해 당시 유행하던 의사과학적 접근으로 풍자함)에서 그것들을 삽화로 이용했다. 서버의 평범한 등장 인물들은 도시적 신화의 고전이 되었다.

1933년에 〈뉴요커〉를 그만두고 나서도 제임스 서버는 일류 기고가로 활동을 계속했다. 1940년 소년시절 사고의 후유증으로 시력이 나빠지면서 서버는 어쩔 수 없이 그림작업을 줄여야 했으며 1952년에는 거의 완전한 실명 상태에 이르러 작업을 전적으로 포기해야만 했다. 서버의 〈나의 생애와 역경들 My Life and Hard Times〉(1933)은 다양한 자전적 소품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이와 비슷한 가족 스케치 모음은 나중에 〈서버 앨범 The Thurber Album〉(1952)에 실렸다. 〈우리 시대의 우화 Fables for Our Time〉(1940)는 형식이 지극히 간결하고 매력적이면서도 인간의 결점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담고 있다.

엘리엇 너젠트와 함께 쓴 희곡 〈수컷 The Male Animal〉(1941)은 코미디이면서도 학문의 자유를 위한 일종의 항변이다. 〈13개의 시계 The 13 Clocks〉(1950)·〈The Wonderful 0〉(1957) 등은 가장 성공적인 현대 동화에 속한다. 제임스 서버의 글과 그림을 집대성한 〈서버 카니발 The Thurber Carnival〉(1945)은 1960년에 무대대본으로 각색·상연되었으며 그가 직접 서버 역을 맡았다. 또다른 작품집 〈크레도스와 쿠리오스 Credos and Curios〉는 서버가 죽은 뒤인 1962년에 발간되었다. 1975년에 버튼 번스타인이 쓴 〈서버 전기 Thurber：A Biography〉가 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