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본명은 William John Clifton Haley, Jr. 1955년 〈록 어라운드 더 클록 Rock Around the Clock〉으로 큰 성공을 거둔 후 흔히 '로큰롤의 아버지'로 평가되었다. 유일한 '로큰롤의 아버지'는 아니지만 분명히 '로큰롤의 아버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48년에 첫 음반을 취입했고, 그 다음 해 펜실베이니아 주 체스터에서 디스크자키로 일하며 정착했다. 당시 헤일리가 속한 그룹은 작은 밴드 형태로 웨스턴 스윙 곡을 연주했다. 이들은 쿵쾅거리는 리듬의 재키 브렌스턴의 리듬 앤드 블루스 히트곡 〈로켓 88 Rocket 88〉을 리메이크한 1951년까지 컨트리 음악을 지속적으로 녹음했다. 리메이크 곡은 판매 실적이 저조했지만, 헤일리는 강한 비트의 음악을 10대들에게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흥미를 가졌고, 자신의 특징이었던 카우보이 이미지를 버리고 밴드의 이름을 '빌 헤일리 앤드 히즈 코미츠'(Bill Haley and His Comets)로 바꾸었다.

늘어나는 10대 청중들을 사로잡기 위해 헤일리는 의식적으로 유명 '점프블루스'(jump-blues: 1940년대에 발달한 리듬감 있는 블루스 곡의 일종) 가수들의 음악을 자신의 음악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이로 인해 후에 헤일리는 루이스 조던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짐작되기도 했다. 그 시도는 성공했으며, 헤일리의 자작곡 〈크레이지 맨 크레이지 Crazy Man Crazy〉(1953)는 빌보드 팝 차트 인기 순위에 오른 최초의 로큰롤 음반으로 평가 받기도 했다.

이론의 여지는 있지만 헤일리가 구성한 원년의 '코미츠'는 자립적인 최초의 로큰롤 밴드였다고 할 수 있다. 손바닥으로 때리듯이 연주하는 앨 렉스의 멋진 베이스 연주와 존 그랜디의 부기 피아노 연주, 루디 폼필리의 날카로운 색소폰 연주, 대니 세드론과 빌 윌리엄슨의 주고받듯이 치는 기타 연주는 그룹의 특징이 되었다.

1954년 헤일리는 음반사 데카와 계약을 맺었고, 이는 유명 음반사와의 첫 번째 계약이었다. 그 해 발표된 〈록 어라운드 더 클록 Rock Around the Clock〉은 실망스러울 정도로 판매가 부진했으나, 1955년 영화 〈폭력 교실 Blackboard Jungle〉의 사운드트랙으로 수록되면서 재발매되었다. 〈폭력교실〉은 1950년대 청소년 범죄를 다룬 영화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영화로 수많은 극장에서 10대들의 폭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헤일리는 논란을 딛고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했다. 그는 1956년 말까지 8곡을 톱 40에 진입시키는 기록을 세웠다. 1957년 그의 영국 순회공연은 흥분한 청중들로 인해 대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 인기곡이 발표됐던 1958년 말부터 헤일리의 인기는 줄어들었다. 격자무늬 정장을 입고 이마에 납작하게 붙인 곱슬머리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다 머리가 벗겨지고 뚱뚱해진 이 중년의 남자는, 엘비스 프레슬리와 리틀 리처드를 비롯한 다른 많은 가수들이 그랬던 것처럼 10대의 반항심을 만족시켜주지 못했다.

첫 성공을 거둔 후 단 5년 만에 헤일리는 과거의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리는 향수성 순회공연에 들어가 영국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하지만 그는 더욱 불만에 차고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 되기 시작했다. 그는 1960년대 대부분을 멕시코시티에서 보냈다. 사망하기 몇 주 전 그는 남부 텍사스 시골의 덤불지역에서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배회하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약 6,000만 장의 음반판매를 기록하고 한 시대를 풍미한 가수로서는 비극적이고 외로운 최후였다. 1987년 헤일리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