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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미술가로서는 처음으로 종교화에 사실적인 풍경을 결합시킨 그림을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생애나 수련 과정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1434년 바젤의 화가 길드에 들어갔으며 이 도시에서 생애의 대부분을 보냈다. 남아 있는 작품 중 가장 초기의 것으로 여겨지는 〈하일슈피겔 제단화〉(1435경, 지금은 뿔뿔이 흩어져 있음)는 작고 평범한 방에 큰 조각 같은 모습의 인물들이 꽉 들어차 있는 것을 묘사했다. 〈유대 교회 The Synagogue〉(바젤 공립미술관)에서 그 교회를 의인화한 인물들이 단순하고 우아한 자세로 화면에 비스듬히 배치되어 있는 것은 이 그림의 부정확한 원근법에도 불구하고 그가 공간을 처리하는 데 뛰어났다는 것을 보여준다.

1440~43년경에 그린 3점의 패널화는 아마 흩어진 제단화의 일부였던 것 같다. 〈성 카타리나와 막달라 마리아 SS. Catherine and Mary Magdalene〉(스트라스부르 노트르담 미술관)·〈요아킴과 안나의 만남 Meeting of Joachim and Anna〉(바젤 공립미술관)·〈수태고지 Annunciation〉(뉘른베르크 독일 국립미술관)에서 선원근법을 매우 독창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조각과 같은 형태와 천·돌·나무 등의 다양한 질감에 작용하는 빛의 효과에 대해 뛰어난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이 그림들은 북부 유럽의 미술에서 널리 퍼져 있었던 신비주의적 상징을 사용하지 않고 오히려 자연 현상을 충실하게 묘사하는 방법으로 그 의미를 전달하고 있으므로 직접적이고 설득력이 있다. 이런 특징은 그의 걸작인 〈기적의 고기잡이 Miraculous Draft of Fishes〉(1444, 제네바 미술·역사박물관)에 가장 잘 나타나 있다. 이 작품에서 그는 수면에 반사된 빛과 얕은 물속의 돌멩이에 반사된 빛을 엄격하게 구분할 정도로 정확한 사실주의를 구사했다. 배경에는 제네바 근교의 풍경을 정확하게 묘사했으며 사도들과 배, 바닷가에 있는 건물들의 그림자도 솜씨있게 묘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