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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제도의 발전과정에 대한 정설을 깨뜨린 연구로 유명하다.

그는 사회경제적 갈등과 변화가 가지는 역동성을 강조하고, 미국의 여러 제도가 성립되는 과정에서 개입된 동기요인을 분석함으로써 그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미국사가로 자리를 굳혔다(역사편찬).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난 비어드는 인디애나 주 그린캐슬의 드포대학교에 다녔다. 1898년 이 대학을 졸업하고 옥스퍼드대학교에서 공부했으며, 대학 내에 노동자 학교를 설립하는 일에 관여했다. 1900년 일시 귀국하여 메리 리터와 결혼했으며 이후 영국으로 돌아갔다가 영구 귀국하여 1904년부터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정치학을 강의하기 시작했다.

그후 혁신주의 운동과 자유주의 세력의 지적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시정부와 행정부 및 국가발전 계획에서의 개선을 요구하는 운동을 이끌었다.

처음에는 유럽사에 흥미를 느껴 J. H. 로빈슨과 함께 유럽사 몇 권을 공동 집필했는데, 이 책은 교재로 널리 사용되었다. 이어 역사해석의 도식을 발전시켜 이를 토대로 유명한 〈미국 헌법의 경제적 해석 An Economic Interpretation of the Constitution of the United States〉(1913)을 내놓았다. 이 책에서 그는 미국 헌법이 정치적 동기 못지 않게 사사로운 재정적 동기에 따라 움직이는 이익집단들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헌법 제정과정에 건국시조들의 물질적 이해타산이 얽혀 있다는 이 책의 함축된 주장에 대해 대개의 미국 정치인들은 분노를 터뜨렸지만, 학계에서는 사회경제적 각 집단들 사이의 동기유발 요인을 검토한 획기적 저서로 받아들였다. 〈제퍼슨 민주주의의 경제적 기원 The Economic Origins of Jeffersonian Democracy〉(1915)에서는 정치투쟁의 사상적 배경에 보다 중점을 두었지만 정부 조치에 경제적 이해관계가 미치는 영향력의 중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한편 비어드는 부인 메리 R. 비어드와 함께 미국사 연구의 기념비적 결정판인 〈미국 문명의 발흥 The Rise of American Civilization〉(2권, 1927)을 내놓았다. 폭넓은 호응을 얻은 이 책은 그후 2권의 책 〈중앙항로상의 미국 America in Midpassage〉(1939)·〈미국의 정신 The American Spirit〉(1942)으로 보완되었다(미국연방헌법).

그는 일부 교수들이 반국가 행위와 전복기도 혐의로 조사받고 해고된 일에 항의하여 컬럼비아대학교의 교수직에서 물러났으며(1917), 그뒤 뉴욕 시티에 사회연구학교를 공동으로 창립했다(1919). 이후부터 비어드의 지적 성향은 1930년대초 자신을 사로잡았던 역사지식의 문제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그는 당대의 사조와 자신과의 관계를 토대로 하여 사실의 선택과 배열에 있어 역사가의 주관성이 필연적으로 개입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1930~40년대에 들어서 그의 관심은 미국의 외교정책사로 바뀌었다. 1934년부터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공격하는 일련의 저서와 논문을 쓰기 시작했으며, 〈미국 외교 정책의 형성, 1932~40 American Foreign Policy in the Making, 1932~1940〉(1946)·〈루스벨트 대통령과 전쟁의 도래, 1941 President Roosevelt and the Coming of War, 1941〉(1948) 등의 저서에서 루스벨트 대통령이 미국을 일본과의 전쟁으로 끌어들였다고 비난했다.

이러한 견해 때문에 고립주의자라는 비난을 받아 후기 저서들의 출간 이후 그의 명성은 기울었지만, 아직도 20세기 미국 역사가들 중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 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