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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영국의 생활상을 담은 기록사진과 독특한 누드 사진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사진은 한결같이 검정색과 두드러진 흰색으로 이루어진 강렬한 대비가 특징이다. 1929년 파리에서 화가이자 사진작가인 미국인 맨 레이의 작업실에서 일했으며 1931년 영국으로 돌아와 자유직업 사진작가가 되었다.

그가 찍은 일련의 사진들이 〈가정에서의 영국인 The English at Home〉(1936)으로 출판되었다. 이 사진들 가운데 많은 작품이 프랑스의 사진작가인 외젠 아트제, 브로샤이,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사실은 그 다음 사진집인 〈밤의 런던 Londres de nuit〉(1938)에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1937년부터 찍기 시작한 공업도시와 북부 탄광지역의 사진들에는 1930년대 영국 산업노동자들의 절망이 나타나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영국 내무성의 수석 사진작가가 되어 시의 지하철역, 건물지하실, 교회의 지하골방 등 임시로 마련된 공습 대피소에 모인 런던 사람들의 모습 등 후방의 광경들을 찍었다. 또한 등화관제가 실시되는 동안 인기척이 없는 런던 거리의 희미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달빛 속의 세인트폴 대성당 St. Paul's Cathedral in the Moonlight〉(1942)과 같은 사진을 찍기도 했다. 전후에는 영국문학과 관련된 일련의 풍경화를 그려 〈문학적인 영국 Literary Britain〉(1951)으로 펴냈다. 이어서 나온 풍경화와 인물사진들은 점차 비자연주의적인 것이 되었다.

그의 실험은 가장 잘 알려진 작품집 〈누드의 원근법 Perspective of Nudes〉(1961)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여기에 실린 여러 사진에서 그는 초점을 고정시킨 초광각 렌즈 사진기를 피사체와 가깝게 놓고, 이로 인해 생긴 왜곡을 이용하여 인체의 형태를 추상적인 디자인으로 변형시켰다. 그러나 어떤 사진에서는 왜곡된 사람의 형태가 절벽이나 암석으로 덮인 해변의 황량한 풍경에서 빠뜨릴 수 없는 요소가 된다.

작가생활을 회고한 〈빛의 그림자 Shadow of Light〉(1966, 개정판 1977)·〈빌 브랜트 누드집 1945~80 Bill Brandt Nudes：1945~1980〉(1980) 등 2개의 작품집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