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시장으로 1973∼93년 5선을 기록하며 로스앤젤레스 시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로스앤젤레스를 기업 활동과 무역의 중심도시로 탈바꿈시켰다.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난 브래들리는 7세 때 로스앤젤레스로 이사왔으며 아버지가 가족을 버린 뒤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자랐다. 그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교를 장학생으로 다녔으나 중도에 포기하고 로스앤젤레스 경찰에 들어갔다. 이 후 1956년 로스앤젤레스의 사우스웨스턴대학교에서 법학학위를 받았다. 경위에까지 올랐으나 흑인이라는 이유로 더 이상 진급할 수 없게 되자 1961년에 사직하고 정치에 입문했다. 와츠에서 일어난 흑인폭동(1965)으로 로스앤젤레스가 혼란스럽던 1969년 첫 시장선거운동을 개시했다. 여기서 근소한 차이로 패배하고 1973년 시장선거에 다시 도전해 당선되었다.

브래들리가 로스앤젤레스 시장으로 재직하던 기간에 로스앤젤레스는 큰 발전을 이루어 미국에서 2번째로 큰 대도시가 되었다. 그는 주로 기업 부문과 정부 부문 간의 협력을 유도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의 위엄 있는 태도와 부드럽고 품격 있는 어조는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끌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가 하계 올림픽 대회를 주최했을 때 그의 인기는 절정에 이르렀으며,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민간 재원으로 치러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대회는 시에 막대한 흑자를 안겨 주었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그의 인기는 떨어지기 시작했다.

날로 늘어나는 대기 오염, 교통 체증, 범죄율 증가 등에 대한 불평의 소리가 점점 높아졌으며, 1989년에는 부정한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되어 벌금형까지 받았다. 1991년에도 난국은 계속되었다. 백인 경찰관 4명이 흑인 로드니 킹을 구타하는 장면이 비디오테이프에 생생하게 잡힌 것이었다. 1992년 '로드니 킹'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백인 경찰관들이 무죄 방면된 지 몇 시간 뒤 도시 전역에서 폭동이 일어나 50명 이상이 죽는 사태가 벌어졌다. 폭력 사태가 발생한 것은 그의 상황판단 착오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와 경찰서장 대럴 게이츠의 불편한 관계 탓이기도 했다. 이 사태로 큰 좌절을 겪은 그는 다음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