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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트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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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1938. 10. 4, 스위스 아르베르크

요약 스위스의 고분자생물학자.

핵자기공명(nuclear magnetic resonance/NMR) 분광법으로 단백질과 같은 생물학적 거대분자의 3차원 구조를 용액 상태에서 규명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공로로 2002년 일본의 계측공학자 다나카 고이치[田中耕一], 미국의 분석화학자 존 B. 펜과 더불어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1957~62년 베른대학교에서 화학·물리학·수학을 공부한 뒤 바젤대학교에서 화학박사 학위(1964)를 받았다. 1964~67년 이 대학교와 미국의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박사후(postdoctoral) 훈련을 받고 벨 전화연구소에 기술연구원으로 잠시 몸담고 있다가 1969년 스위스로 돌아왔다.

귀국한 해부터 2002년 현재까지 취리히에 있는 스위스연방공과대학(ETH)에서 오랫동안 교편을 잡았으며, 2001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주 라홀라에 있는 스크립스 연구소에서 방문교수로 구조생물학을 가르쳤다.

뷔트리히는 원래는 무기화학자였는데, 1970년대에 ETH의 동료 연구자인 리하르트 R. 에른스트 교수와 함께 2차원 NMR를 연구하면서 이 분야에 깊이 파고들었다. NMR는 질량분석법(mass spectrometry/MS)과 더불어 분자의 질량 분석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화학 기법인데, MS가 분자 시료를 분석하는 반면 NMR는 분자의 구조와 상호작용을 분석한다.

2차원 NMR의 위력은 분자를 원자핵의 공간 배열식의 관점에서 시각적으로 볼 수 있게 해 주는 데 있다. 뷔트리히와 함께 연구할 당시 에른스트는 푸리에 변환(Fourier transform) 기법을 응용해 거대분자의 2차원 NMR 분광법을 개발했고, 이 공로로 1991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반면 뷔트리히는 핵 오버하우저 상승(nuclear overhauser enhancement/NOE) 효과를 이용해 거대분자의 등줄기를 따라 양자의 위치를 정했다. 이때 그는 2차원 상관 분광 및 2차원 NOE 분광 결과를 결합했다.

1985년 그는 이 방법으로 용액 상태에서 작은 단백질들의 3차원 구조를 규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단백질 분자에 일정한 고정점을 부여하고 이 고정점들 사이의 거리를 측정한 다음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여기에는 엄청나게 복잡한 컴퓨터 계산이 필요한데, 그것은 반복 계산 때문이다. 이렇게 반복 계산했을 때 구조들이 겹치는 정도는 정확도를 말해 주기도 하지만, 분자역학을 여실히 보여 준다. 즉 구조에서 덜 겹치는 부분은 분자에서 가장 유동적인 부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는 다른 분자들과의 상호관계를 규명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이러한 새로운 NMR 기법이 생물학적 거대분자의 구조를 알아내려는 연구자들 사이에 널리 보급된 가운데 1986년 이 분야에서 일대 사건이 일어났다.

연구자들이 뷔트리히가 개발한 새로운 NMR 기법과 전통적인 X선 결정 기법으로 새로운 한 단백질의 구조를 각각 분석해낸 것이었다. 그 결과 최근 10년까지 그의 새로운 NMR 기법은 생물학적 거대분자의 3차원 구조를 규명하는 연구에서 일대 붐을 이루어, 오늘날에는 단백질 구조의 실제 규명에서 NMR 기법이 X선 결정 기법을 압도하기에 이르렀다. NMR 기법의 커다란 이점은 단백질을 용액 상태에서 연구할 수 있고 단백질을 결정화할 필요가 없다는 데 있다.

많은 생물학적 거대분자의 경우 결정화하기가 극히 어려울 뿐더러 설령 결정화하는 데 성공한다 하더라도 살아있는 세포 분자를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즉 결정화 과정에서 자연 그대로의 생물학적 환경이 파괴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뷔트리히가 이끄는 연구 그룹이 NMR 기법으로 지금까지 50개 이상의 단백질·핵산의 구조를 풀어냈다.

그 가운데 특히 중요한 것은 우뇌해면증(BSE:광우병이라고도 함), 스크래피(양에게 BSE와 같은 증상을 일으키는 신경퇴행성 질환),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과 같은 전염성 뇌증과 관련되는 프리온 단백질들이다.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이 조금만 바뀌어도 분자의 구조가 바뀌고 이것은 다른 프리온 단백질들의 변형으로 이어져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그가 분석해낼 수 있는 단백질의 크기도 계속 불어났다.

2002년 7월 15일 그는 분자량이 약 900킬로돌턴에 이르는 GroEL-GroES 복합분자의 분석 결과를 영국의 과학잡지 〈네이처 Nature〉에 발표했다. 생물학적 거대분자들을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든 그의 3차원 NMR 기법은 방법상의 일대 혁명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알게 되면 생명 현상을 분자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되어 분자 수준에서 의약품을 설계할 수 있을 뿐더러 유방암·전립선암의 조기 발견, 곡물 검사 등의 많은 분야에서 커다란 진전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2002년 NMR 과학자들은 한결같이 '뒤늦은 감이 있다'면서도 이 분야의 좌장격인 그의 노벨 화학상 수상을 크게 반겼다. 오늘날 생명과학이 꽃을 피우기까지 그에게 진 빚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저서로 〈생물학 연구에서의 핵자기공명:펩티드와 단백질 NMR in Biological Research:Peptides and Proteins〉(1976), 〈단백질과 핵산의 핵자기공명 NMR of Proteins and Nucleic Acids〉(1986), 〈〉구조생물학에서의 핵자기공명 NMR in Structural Biology〈〉(1995)이 있으며, 600여 편의 논문과 평론을 발표했다.

일본 이나모리 재단이 수여하는 교토[京都] 고등기술상(1998), 독일 생화학분자생물학회가 수여하는 오토 바르부르크상(1999)을 비롯한 많은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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