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미국의 소설가·극작가·평론가. 제임스 볼드윈은 미국 인종문제에 대한 웅변과 열정으로 미국과 서유럽에서 중요한 인물이 되었다.

9남매 가운데 큰아들로 태어나, 뉴욕 시 할렘의 흑인 빈민가에서 가난하게 자랐다. 14~16세 때는 방과 후에 작은 신앙부흥파 교회에서 설교가로 활발한 활동을 했다. 이 시기에 대해 쓴 작품으로는 처녀작이자 가장 뛰어난 반자전적 소설 〈산에 올라 외치라 Go Tell It on the Mountain〉(1953)와 한 여성 복음전도자 이야기를 다룬 희곡 〈아멘 코너 The Amen Corner〉(뉴욕 공연 1965)가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보수가 낮은 일자리들을 전전하면서 독학했으며, 뉴욕의 자유분방한 예술가들이 모이는 그리니치 빌리지에서 문학수업을 했다. 1948년 파리로 가 8년 동안 그곳에 머물렀고 1969년 이후로는 프랑스 남부와 뉴욕 및 뉴잉글랜드에 번갈아가며 머무는 등 자칭 '대서양을 넘나드는 통근자'가 되었다. 2번째 소설 〈조반니의 방 Giovanni's Room〉(1956)은 백인들의 세계를 다룬 것이다. 두 소설 사이에 수필집 〈토박이의 노트 Notes of a Native Son〉(1955)를 발표했다.

1957년 미국으로 돌아와, 당시 전국을 휩쓸던 민권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평론집 〈아무도 내 이름을 모른다 Nobody Knows My Name〉(1961)는 미국 내의 흑백 인종관계를 파헤치고 있다. 이 문제는 소설 〈또 하나의 나라 Another Country〉(1962)에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데, 거기서는 인종차별 문제뿐 아니라 성(性) 문제도 다루고 있다.

〈뉴요커 The New Yorker〉지(1962. 11. 17)는 흑인 이슬람교 분리주의 운동 및 기타 민권운동에 대한 제임스 볼드윈의 긴 논설에 거의 모든 지면을 할애했다. 이 논설은 〈다음번에는 불 The Fire Next Time〉(1963)이라는 책으로 나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인종적 탄압을 다룬 신랄한 희곡 〈찰리 씨를 위한 블루스 Blues for Mister Charlie〉('찰리 씨'는 흑인들이 백인을 지칭하는 말)는 1964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었으며, 여러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

말년에도 글쓰기를 계속해 단편소설집 〈그를 만나러 가다 Going to Meet the Man〉(1965)와 소설 〈기차가 떠난 지 얼마나 됐는지 말해 주시오 Tell Me How Long the Train's Been Gone〉(1968)·〈빌 스트리트가 말을 할 수 있다면 If Beale Street Could Talk〉(1974)·〈내 머리 바로 위에 Just Above My Head〉(1979) 등과 자전적 문집 〈표값 The Price of the Ticket〉(1985)을 발표했지만, 후기 작품들은 초기 작품만큼 대중적 인기나 비평가들의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1987년 12월 1일 프랑스 남동부의 생폴드방스에서 위암으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