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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중상류층의 부자연스럽고 불만족스러운 인간관계를 날카로운 산문체로 표현했다. 그 대표적인 예로서 가장 호평받는 소설 가운데 하나인 〈마음의 죽음 The Death of the Heart〉(1938)을 들 수 있다.

영국계 아일랜드의 명문 집안에서 태어났다. 〈일곱 번의 겨울 Seven Winters〉(1942)에 의하면 어린시절을 더블린과, 나중에 상속받은 코크 군(郡)의 킬도어리에 있는 집에서 보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집의 내력은 〈보언가(家) Bowen's Court〉(1942)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으며, 아일랜드 독립 전야의 혼란기에 나온 〈마지막 9월 The Last September〉(1929)도 이 집을 무대로 삼았다.

7세 때 아버지가 정신병에 걸리자 어머니를 따라 영국에 갔으나 12세 때 어머니가 죽고 말았다. 형제가 없는 보언은 켄트 해변의 친척집에서 살았다. 런던에서 혼자 생활하며 겨울을 이탈리아에서 보낼 만한 돈이 생기자 20세에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첫 작품집 〈해후 Encounters〉는 1923년에 선보였다. 1927년 발표한 〈호텔 The Hotel〉에는 보언 소설의 전형적인 여주인공이 등장하는데 마음의 준비도 미처 하지 못한 채 삶과 맞서 싸워나가는 소녀를 다루었다. 〈마지막 9월〉은 영국계 아일랜드인 기사계급이 몰락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또 격찬을 받은 바 있는 〈파리의 집 The House in Paris〉은 1935년에 출판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중에는 런던의 정보부에 협조하면서 공습감시인으로 일했다. 전시 런던을 배경으로 한 〈한낮의 열기 The Heat of the Day〉(1949)는 대표작으로 꼽힌다. 또한 미국에서는 〈담쟁이 덩굴이 계단을 덮다 Ivy Gripped the Steps〉(1946)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단편집 〈악마 연인 The Demon Lover〉(1945)도 전쟁을 다루었다.

수필집으로 〈인상기 Collected Impressions〉(1950)·〈다시 생각해보다 Afterthought〉(1962)를 펴냈다. 마지막 작품 〈그림과 대화 Pictures and Conversations〉(1975)에는 내성적이며 자전적인 수필과 논평이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