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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해안에서 북쪽으로 80㎞, 쿠라사오 섬에서 동쪽으로 32㎞ 떨어져 있다. 섬 북부는 높이가 240m인 브란다리스 산이 있는 구릉지대인 반면 남부는 사막성 식생이 자라는 평평한 지형이다. 부근의 소(小)보네르 섬(8㎢)에는 정착민은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스킨다이빙을 즐기러 백사장이 있는 해변으로 모여든다. 평균기온은 28℃이고 상쾌하고 건조한 편동풍이 불며, 해마다 500㎜ 미만의 비를 뿌린다.

보네르 섬은 식민지시대에 쿠라사오의 농장에 노예를 공급하는 노예시장 역할을 했다. 주민 대부분은 흑인노예의 후손이며 나머지는 아메리카 인디언 원주민과 스페인·네덜란드인의 피가 섞인 혼혈인이다. 대부분 로마 가톨릭교도이며 섬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섬의회·집행위원회·부총독 등을 통해 해결한다. 직접선거로 한 사람을 뽑아 쿠라사오 섬의 수도인 빌렘스타트에 있는 네덜란드령 앤틸리스 입법부에 파견한다.

섬의 토지가 불모지인 탓에 섬주민들은 먹을 만큼의 식량만 경작하며, 관개할 필요가 없는 알로에가 유일한 수출품이다. 식수는 정부의 탈염공장에서 공급한다. 크랄렌다이크에 있는 심해항구에서는 해마다 거대한 염습지에서 나오는 몇 t의 소금을 수출한다. 의류공장과 늘어나는 관광객을 겨냥한 섬의 수공예품 생산도 중요한 산업이다.

염습지에 모여드는 울긋불긋한 새떼가 관광객들의 눈길을 끈다. 밝은 분홍색을 띤 보호종(種)인 홍학(flamingo)은 보네르 섬의 자랑이다.플라밍고라는 이 지역의 공항 이름은 이 섬에 서식하는 홍학떼에서 비롯된 것이다. 섬 지표면의 약 70％가 산호질 석회석이다. 여기서 그 이름을 딴 수도 크랄렌다이크('산호빛 제방'이라는 뜻)는 작고 조용한 도시로 네덜란드 식민지시대의 몇몇 훌륭한 건축물이 지금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