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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8세기 말엽에서 19세기 중엽까지의 천주교 박해에 관한 여러 문헌들을 모은 책.
벽위는 벽사위정의 준말로, 척사론의 입장에서 서학을 사학으로 규정해 물리치고 유학을 유일한 가치규범이자 정학으로 옹호할 것을 목적으로 편찬된 책이다. 현행본과 양수본의 2가지가 있다.
양수본은 원편자인 이기경(李基慶:1756~1819)이 편찬한 4권 4책의 필사본으로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에 사는 후손의 집에서 발견되어 양수본이라 하며, 현행본은 이기경이 편찬한 것을 후손들이 자료를 보충해 1931년 5대손인 이만채(李晩采)가 간행한 7권 2책이다.
양수본의 권1에는 1787~95년에 일어난 사건들이 기록되어 있는데, 정미반회사를 계기로 해 홍낙안·이기경이 이승훈·정약용(丁若鏞)을 성토한 사건과, 1795년에 일어난 진산사건, 그리고 신해박해에 대한 것을 다루고 있다. 권2~4에는 1801년 오가통자교를 계기로 단행된 신유박해에 대해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집권층이 천주교 신자에 대한 박해를 내세우면서 동시에 남인명사에 대한 정치적 탄압을 가한 사건이었다. 본서에서는 당시 사건의 전모를 풍부한 자료를 통해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양수본에는 현행본의 권1과 권6·7이 빠져 있는 반면, 권2~5의 내용은 현행본에서 볼 수 없는 통문·상소문·계사 등의 전문이 남아 있고, 또 많은 사건이 일지형식으로 기록되어 있는 점에서 당시의 사건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특히 신유사옥까지의 사료는 매우 풍부하며 편자의 주관이나 편견이 거의 가미되어 있지 않아 당시의 사실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양수본의 기록이 대체로 정확하지만 인명과 시일을 기록함에 오류가 있어 당시의 다른 문헌과 대조할 필요가 있다.
한편 현행본은 양수본과 달리 후대의 새로운 자료가 많이 첨가되어 있으며 천주교에 대한 비판적 문헌도 수록되어 있다. 가령 1785~1856년(철종 7)의 72년간에 걸친 천주교도들의 움직임과 그들에 대한 공서파의 비판 및 천주교도에 대한 탄압 등의 내용 등을 볼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천주교 박해뿐 아니라 조선 후기의 당쟁에 관한 중요한 기록도 많아 당쟁사 연구에도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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