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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불교에서 현상세계 그대로가 진실의 세계, 즉 진여(眞如)라고 보는 철학적 견해.
〈화엄경 華嚴經〉을 근거로 한 중국의 화엄종에서 형성되었다.
〈화엄경〉에 일관되어 있는 유심설(唯心說)에 근거해 성립된 법계연기는, 모든 사물과 사상(事象)이 자재롭게 서로 의지하는 바가 되어 한없이 교류하고 융합해 생겨나고 있음을 말한다.
따라서 '법계무진연기'(法界無盡緣起)·'중중무진연기'(重重無盡緣起)라고도 한다. 〈화엄경〉에 나오는 유명한 유심 게송은 "삼계는 허망으로서 다만 이 일심(一心)이 만들어낸 것이며, 12연분(十二緣分)은 모두 마음에 의한다"고 설한다. 법계연기설은 이로부터 전개된다. 즉 그러한 유심의 관점에서 보면 시간에는 실체가 없기 때문에 오랜 시간도 한 순간과 구별되지 않으며, 오랜 시간의 세계가 한 순간에 담겨 있다. 따라서 "처음 마음을 일으킬 때 곧바로 정각을 성취한다"고 하여 '일념성불'(一念成佛)을 주장한다. 이렇게 무시간적 입장에서 관찰하므로 세계의 존재방식인 연기는 서로 동화하고 드나들며(相卽相入), 이어지고 또 이어지는(重重無盡) 성격을 지닌다.
그리고 이런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서로 걸림이 없다. 이것을 사사무애라 하는데, 법계란 이 사사무애의 세계를 가리키며 이런 세계의 존재방식이 법계연기이다. 즉 세계의 모든 것이 마음이라는 법계를 바탕으로 해 저마다 개체로서 존재하면서 서로를 내포해 통하고, 하나와 일체가 중중무진으로 일치해가는 동시에 전개함을 말한다. 그리하여 법계연기는 "하나가 곧 일체이고 일체가 곧 하나"(一卽多多卽一)라는 등으로 표현된다. 이러한 사고방식의 근저에는 모든 것이 아무런 실체성이나 고정성도 지니지 않는다는 무성의 사상이 있다.→ 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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