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어빙 벌린은 뮤지컬 코미디 황금기를 거치면서 초기 래그타임과 재즈 영역에서 대중음악을 발전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무대음악과 영화음악 모두에 걸쳐 광범위한 노래 양식을 자유로이 구사해 미국 최고의 작곡가로 오랜 인기를 유지했다.

유대인 성가대 지휘자 집안에서 태어나 1893년 가족과 함께 뉴욕 시로 이주했다. 소년시절부터 뉴욕 동남부 거리와 술집에서 노래했다.

19세인 1907년경 서정시 가사를 써서 출판했는데, 인쇄 착오로 본명인 밸린 대신 벌린으로 나오게 되었다. 이후 계속 이 이름으로 발표해 몇 년 지나지 않아서 새로운 노래들을 성공시켰다. 악보를 읽을 줄 몰라서 귀로 음악을 배웠으며, 서정시 가사뿐만 아니라 직접 작곡도 했다. 1911년 틴 팬 앨리 양식을 유행시킨 〈알렉산더의 래그타임 밴드 Alexander's Ragtime Band〉가 갑자기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최초의 발라드 〈내가 당신을 잃었을 때 When I Lost You〉는 1912년 아내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된 후 쓴 것이다. 이어 많은 브로드웨이 레뷰와 뮤지컬 작곡에 기여했으며, 플로렌즈 지그펠드의 〈난봉꾼들 Follies〉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이후 수십 년 동안 많은 뮤지컬 코미디를 작곡했으며, 〈애니여 총을 잡아라 Annie Get Your Gun〉(1946, 영화화 1950)는 가장 유명한 것 중의 하나이다. 어빙 벌린은 800곡 이상의 노래를 작곡했으며, 이 가운데 많은 노래가 고전이 되었다. 예를 들면 〈Oh, How I Hate to Get Up in the Morning〉, 〈A Pretty Girl Is Like a Melody〉, 〈Always〉(1925년 둘째 부인에게 결혼기념으로 작곡), 〈추억 Remember〉, 〈푸른 하늘 Blue Skies〉·〈Puttin' on the Ritz〉, 애국적 작품 〈신이여, 미국을 보호하소서 God Bless America〉, 〈Heat Wave〉, 〈There's No Business Like Show Business〉 등이 있다. 벌린은 무대에서와 마찬가지로 뮤지컬 영화에서도 성공을 거두며 많은 뮤지컬 영화 음악을 작곡했는데, 〈Top Hat〉(1935)·〈부활절 행렬 Easter Parade〉(1948)·〈마담이라 불러주세요 Call Me Madam〉(1953)·〈화이트 크리스마스 White Christmas〉(1954) 등이 대표작이다. 〈홀리데이 인 Holiday Inn〉(1942)에 나오는 감미로운 발라드 곡인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가장 인기있는 노래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