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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외국의 희곡을 번역해 상연하는 극.
한국에서는 1910년대에 유행한 신파극(新派劇)에서 시작되었다. 신파극은 대부분 일본 작품을 번역한 것이었는데, '신파'라는 용어도 일본의 구파극인 '가부키'[歌舞伎]에 대립되는 것이며, 〈장한몽 長恨夢〉·〈불여귀 不如歸〉가 이에 해당된다. 번역극은 좁은 의미로 서구의 희곡을 우리말로 옮겨 극으로 꾸민 것을 뜻하며, 구체적으로 신극이 활동하기 시작한 1920년대 이후의 극을 가리킨다.
이때 서구의 근대극·현대극을 통해 새로운 극형식과 수법을 배우는 등 번역극은 한국 신극사(新劇史)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1920년대의 대표적인 신극 단체인 토월회는 A. P. 체호프의 〈곰〉을 비롯해 L. N. 톨스토이의 〈부활〉을 각색하는 등 근대 사실주의 극을 주로 공연했다. 번역극이 본격적으로 행해진 것은 1931년 극예술연구회가 생기면서부터이다. 극예술연구회는 창립공연으로 N. V. 고골리의 〈검찰관 Revizor〉을 상연한 뒤, 버나드 쇼, 입센 등의 작품을 상연해 한국에 서구 사실주의극을 정착시키는 데 노력했다.
8·15해방 후 번역극은 한국 연극의 주류를 이루었고 창작극을 만드는 촉진제 역할을 했다. 1950년대에는 '신극협의회'(新劇協議會)를 중심으로 유진 오닐, 테네시 윌리엄스, 아서 밀러 등의 작품을 소개하거나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공연했고, 1960년대에는 서구의 번역극이 많이 들어와 젊은 극작가를 중심으로 한 동인제(同人制) 극단에서 주로 상연했다. 동인제 극단 가운데 제작극회(製作劇會)에서 존 오즈번의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Look Back in Anger〉, 실험극장에서 E. 이오네스코의 〈수업 La Lecon〉 등을 공연했다. 그뒤 번역극은 주로 동인제 극단이나 1970년대 이후 등장한 소극장에서 행해지고 있으며, 특히 대학교에서 많이 공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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