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1804년 정적(政敵)인 알렉산더 해밀턴과 결투하다 그를 죽였고, 1807년 반역죄로 체포됨으로써 파란만장한 정치인 생활을 마감했다.

버는 뉴저지의 저명한 가문 출신으로, 신학자인 조너선 에드워즈의 손자였다.

법학을 공부했고 미국 독립전쟁(1775~83) 기간중 조지 워싱턴 장군의 참모로 일했으나 워싱턴과의 의견대립으로 자리를 옮겼다. 1782년 뉴욕 변호사 자격을 얻은 뒤 뉴욕 시에서 개업해 곧 변호사로서 성공했고, 리치먼드힐에 있는 그의 대저택은 화려한 사교모임의 무대가 되었다. 1784년과 1785년에 주의회 의원으로 선출되었고 1789년에는 조지 클린턴 지사(知事)에 의해 주 최고법무관에 임명되었다.

당시 미국 재무장관이었던 알렉산더 해밀턴의 양아버지 필립 스카일러 장군에 대항하는 정치연합을 결성해 1791년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연방 상원의원에 선출되어 해밀턴의 미움을 받았다. 1797년 상원의원 재선에 실패하자 그뒤 2년 동안은 주 정치에 관여했다.

1800년 대통령선거 때 제퍼슨 공화파의 부통령후보 지명을 받았다.

그는 뉴욕 주가 공화파를 지지하도록 함으로써 공화파가 전국 차원에서 승리를 하는 데 기여했다. 이때 버는 공화파에서 대통령으로 입후보한 토머스 제퍼슨과 똑같은 선거인단 표 73표를 얻었다. 당시 선거법은 대통령과 부통령을 따로 지명하지 않고 투표해 최다득점자를 대통령으로, 차점자를 부통령으로 하고 동수인 경우에는 하원에서 투표해 결정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뒤이어 열린 하원투표에서 해밀턴이 버에게 등을 돌림으로써 결국 제퍼슨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1804년 2월 뉴욕 의회에 있는 버의 동료들이 그를 지사로 지명했다.

그러나 또다시 해밀턴과 그 지지자들 때문에 패배했으며 곧이어 공화파의 부통령후보 자리도 조지 클린턴에게 빼앗겼다. 다시 한번 버는 해밀턴의 적개심 때문에 자신이 정치적으로 희생되었다고 생각했으며 해밀턴이 자신을 노골적으로 비난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두 사람은 결국 1804년 7월 11일 뉴저지 위호컨에서 결투를 했으며 여기서 해밀턴은 목숨을 잃었다.

2개주에서 그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버는 필라델피아로 도망갔으며, 그곳에서 미국 장교로서 스페인으로부터 비밀리에 봉급을 받고 있던 친구 제임스 윌킨슨 장군과 접촉했다.

윌킨슨 장군과 버는 국경문제로 미국과 스페인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 두 나라가 완전히 갈라서기를 바라면서 멕시코를 공격해 그곳에 독립정부를 세우려는 계획을 짰다. 분명하지는 않지만 그들은 서부에서 분리주의 운동을 일으켜 그곳을 멕시코와 합침으로써 나폴레옹식의 제국을 건설한다는 계획도 논의했다고 한다.

여하튼 윌킨슨은 불안을 느낀 나머지 버를 배신하고 제퍼슨 대통령에게 알렸다. 버는 스페인 영토로 도망치려고 했으나 체포당해 1807년 5월 버지니아 리치먼드에서 존 마셜 대법원장의 재판을 받게 되었다. 증거라고는 버가 스페인 영토에 대해 불법적인 공격 계획을 세웠다는 것뿐이었으나 그는 반역죄로 기소되었다. 결국 무죄로 풀려나기는 했지만 그에 대한 의심과 불신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뒤 곧 유럽으로 떠났으며 그곳에서 플로리다 정복계획을 세우고 나폴레옹의 지원을 받으려 했으나 실패했다.

국외에서 4년 동안 가난하게 산 뒤 절망과 외로움 속에서 1812년 뉴욕으로 돌아왔고, 죽을 때까지 변호사로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