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미국의 기원과 발전에 관해 10권에 달하는 방대한 저서를 남김으로써 '미국 역사학의 아버지'로 여겨진다(→ 역사편찬).

밴크로프트는 학문과 정치가 특이하게 결합된 삶을 살았다. 하버드와 독일의 몇몇 대학에서 훌륭한 교육을 받았지만 대학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않고 처음 8년 동안은 자신이 소년들을 위해 매사추세츠 노샘프턴에 세운 사립학교인 라운드힐에서 초등교육에 종사했다(1823~31). 그뒤 반프리메이슨 운동에 관여하고 민주당에 가입했는데 당시 민주당 가입은 휘그당이 우세하던 매사추세츠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었다. 그는 보스턴 항 징세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고(1838) 해군장관(1845~46)과 영국공사(1846~49)를 지냈다.

노예제폐지론자는 아니었지만 1850년대에 노예제 문제 때문에 민주당과 관계를 끊고 공화당을 지지했다. 그 결과 공화당이 집권했던 시기에 프로이센 공사(1867~71)와 독일제국 공사(1871~74)를 지냈다. 독일에 있을 때 독일의 지식인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전생애를 통해 그의 학문과 저술은 정치활동과 병행했으므로 〈미국사 History of the United States〉를 완성하는 데 40년 이상의 기간(1834~74)이 걸렸다. 몇몇을 제외한 이전의 대부분 미국 역사학자들은 개별 주나 독립전쟁에 관한 사료수집과 연대기편찬 수준에 불과한 역사를 썼으나, 밴크로프트는 식민지 창설부터 독립전쟁 종결에 걸친 포괄적인 미국 역사를 연구한 최초의 학자였다. 독일 민족주의 역사학파의 영향을 받은 그는 미국의 정치·사회 구조는 이상적인 국가를 추구해온 인류가 지금까지 도달한 국가 중에서 가장 훌륭한 수준에 이른 국가의 것이라는 전제를 설정했고, 자신이 선택한 주제가 그 전제에 맞게 철학적인 접근을 했다.

그는 문서를 폭넓게 수집하고 필사자(筆寫者)를 두어 유럽의 공문서 자료를 번역하는 등 1차자료의 이용을 매우 강조했다.

많은 비평가들은 그의 저서 처음 3권(1834~40)이 앤드루 잭슨 대통령의 정치적 입장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850년에 이르러 밴크로프트는 미국의 대표적 역사학자로서 확고한 명성을 지니게 되었다. 나머지 7권도 1852~74년에 출판되었다.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나온 개정판(1876)은 6권으로 줄어들었으나 미국 역사에 대한 저자의 기본적인 접근방법은 변하지 않았다. 1885년에 나온 개정판에는 2권으로 된 〈연방헌법 형성사 The History of the Formation of the Federal Constitution〉(1882)가 포함되었다. 밴크로프트는 경제적·사회적 요인이 역사발전에 미치는 영향력을 무시했고 역사에 대해 주로 정치적·군사적·종교적 접근방법을 사용했으나 식민지시대, 국제관계, 프론티어를 미국 역사발전의 원동력으로 인식한 최초의 인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