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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정제된 백색의 태토(胎土)로 형태를 만들고 그 위에 장석질(長石質)의 투명유를 입혀 1,250℃ 이상의 고온에서 환원번조(還元燔造)한 자기(磁器).
우리나라에서는 통일신라시대 말엽경인 약 9세기 중반 이후부터 백자가 제작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백자가 발견되는 고려시대 가마터로는 경기도 용인시 이동면 서리와 고려시대 요업의 중심이었던 전라남도 강진군 대구면 사당리, 전라북도 부안군 보안면 유천리 등지가 있다. 서리에서는 양질의 소문백자가, 사당리·유천리에서는 소문·상감 백자가 발견되는데 이들 고려백자는 태토가 연질이며 그 위에 얇게 유백색에 가까운 유약을 입혔다. 유약은 대개의 경우 점도(粘度)가 낮아서 태토와의 밀착상태가 좋지 못해 부분적으로 떨어져나간 현상을 볼 수 있다.
상감백자는 상감청자와 문양이 거의 같은 양상으로 나타나며 청자와 함께 퇴보하나 조선초 16세기경까지 연질의 고려 상감백자 계열의 여운이 지속된다. 고려의 전통을 이은 조선시대 백자는 한편으로 중국 원·명대 경질백자(硬質白磁)의 영향을 받아 경질백자가 주류를 이루게 된다. 조선은 유교이념과 질서 속에서 일상 사용하는 음식기명(飮食器皿)은 물론 의례를 위한 기명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는데, 그 중 백자는 〈용재총화〉·〈세종실록〉·〈광해군일기〉 등의 기록을 통해 볼 때 일찍부터 어용지기(御用之器)로 채택되었음을 알 수 있다.
경기도 광주시 일대에 설치했던 사옹원(司饔院)의 분원(分院) 사기제조장을 중심으로 가장 앞선 백자들이 만들어졌다. 조선시대 백자의 발달을 시기적으로 구분하는 데는 학자들 간에 차이가 있으나 대략 전기·중기·후기로 나눌 수 있다.
전기는 경질의 조선백자가 완성되는 시기로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의 번천리·오전리, 퇴촌면의 도마리·관음리·우산리, 초월면 무갑리와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등에 가마터가 남아 있다. 상품(上品)의 경우 갑발(匣鉢)에 넣어 모래를 받쳐 구웠으며 백색이 맑고 태토와 유약이 잘 밀착되어 있다.
굽 밑에 유(釉)를 긁어 천(天)·지(地)·현(玄)·황(黃)·좌(左)·우(右) 등의 글자를 써넣은 예도 많다. 이보다 질이 떨어지는 것도 유색은 차분하나 회색·회청색을 띠는 것이 많고 대부분이 죽절(竹節) 굽에 태토빚음받침을 받쳐서 포개어 구웠다. 이 시기에는 고려시대부터 내려오던 백자상감이 차차 사라지는 한편 분원의 가마에서는 중국 원·명대 청화백자의 영향으로 새로이 청화백자들이 제작되었다. 그러나 수입 회청(回靑:CoO) 안료 구입이 어려웠고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제작비가 비싼 청화백자는 거의 제작이 줄어들면서 이를 대신해 철화백자가 늘어났다.
조선 중기에는 광주시의 유사리·신대리·탑립동·궁평리·관음리·오향리·금사리 가마 등에서 백자가 제작되었다. 1700년(숙종 26)을 전후해 분원가마에서는 다시 청화백자가 만들어지기 시작하는데 전기와는 달리 백자의 색깔도 맑고 투명하며 유약도 엷은 청색을 머금어 설백색을 띤다. 문양에서는 한국풍의 필치와 소재가 정착되어 간결한 꽃·풀·곤충·바위 등이 자주 그려졌다. 기형(器形)에서도 굽이 높아지며 기면을 깎아 모서리가 생기게 하는 기물이 많아졌으며 제기류(祭器類)와 필통·연적 같은 문방구용품이 많아졌다.
후기에 이르면 분원이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 일대에 정착해 민영화(民營化)되는 조선말까지 130여 년 간 요업을 계속했다. 조선 후기의 사회·경제 등 여러 방면에서의 변모는 조선백자에도 영향을 미쳤고, 이제껏 왕실전용기로서의 성격을 띠었던 백자는 상품화되어 시중에 유통·판매되었다. 청화백자의 제작이 급격히 늘어났고 문양의 종류도 초화(草花)·벌레·인물·나무·산수·길상(吉祥)으로 확대되었다.
제작기법상으로도 틀에 찍거나 판(板)을 붙이는 등의 여러 가능성이 시도되었고 매우 많은 양의 문방구용품이 제작되었다. 그러나 재정의 부족과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1883년(고종 20) 민간에게 운영권을 이양했다. 이때 일본에서 공장생산의 기계제작 제품이 전래되면서 조선백자의 전통적 작업방식은 타격을 입게 되었고 분원백자는 급격히 쇠퇴하게 되었다.→ 도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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