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현대문명이라고 하면 무엇보다도 기술문명을 생각하게 된다. 이 경우의 문명개념에는 2가지가 합류되어 있다. 하나는 독일계의 문화사회학자, 특히 M. 베버(1868~1958)가 제시한 문화에 대한 문명개념으로서, 문명이란 무한히 진보한다고 생각되었던 기술적인 여러 수단의 총체를 의미한다.
또하나는 민족문화에 대한 세계문화화로서, 문화가 대개의 경우 민족·언어·전통과 결합되어 있어서 국경을 넘어가는 일이 없는 데 비해 문명은 민족과 국가를 초월해 보급되어가는 것을 가리킨다. 이처럼 국경을 넘어 퍼져가는 것을 M. 모스는 '문명현상'(fait de civilization)이라고 불렀다.
현대문명은 과학기술이 만들어낸 기계, 컴퓨터 시스템이 인간생활의 모든 영역에 침투하고 거기에 광범하고 조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기술환경'이라는 새로운 인간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과거의 문명과는 구별된다. 이 기술환경은 공장과 기업에서의 과학적 관리법, 컨베이어 시스템에 의한 대량생산, 매스 미디어, 활발한 광고선전, 대량소비와 레저 등 '문명현상'의 집합이며 산업화된 제국 간에 국경을 넘어 나타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서체제의 상위를 초월해 공통적이다. 그러므로 기술문명은 보편주의적이며, 세계를 일체화해가고 있다.
기술문명은 '문명현상'을 집적해감으로써 인류의 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을 이미 만들어냈다.
그러나 베르그송 이래 많은 사상가들이 논하고 있는 바와 같이 현대문명은 인간의 신체를 인공적으로 확장해 나간 것이며 영혼이 결여된 존재인 것같이 보인다. 문명의 개념은 프랑스의 백과전서파와 볼테르(1694~1778) 등이 진보의 관념에 입각한 정신적·인간적 자각을 내포한 것으로 제기한 것이므로, 현대문명의 문제를 생각하는 경우, 기술적 수단의 총체로서의 문명과 국경을 넘는 '문명현상'에 대해 고찰되어야 할 것이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사회와 같은 주제의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