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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한국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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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가톨릭의 현대화를 위해 각 교회로 하여금 현대화·민주화·지역화를 추진하여 사회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갖도록 했다. 그러한 영향은 한국교회 쇄신의 계기가 되었다. 이것은 우선 전례부분의 토착화와 간소화로 요약될 수 있다.

공의회 제3회기가 끝난 후 주교회의 결정에 따라 미사를 비롯한 모든 의식에서 한국어를 대폭 사용하게 되었고, 새로운 전례와 '천주찬미경'이 한국어로 새로 제정되었다. 또한 전례위원회의 결의에 따라 전례헌장에 관한 제2차 시행령을 시달하여 미사전례와 교회의식을 대폭 간소화했다. 이러한 새 규정은 '장궤' 대신에 '절'로 바꾸고, 제대, 친구, 제물 위에 십자가 그음 등을 대폭 간소화했다. 혼배미사도 변경하고, 축문·독서 들을 평일 미사 때도 허용했으며, 고해성사도 경우에 따라 단체로 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교회일치와 타교회와의 접촉이 대폭 확대되었다.

일찍이 이러한 교류를 한 적이 없었던 한국 가톨릭 교회는 당시 6대 종교 대표로 구성된 '한국종교연구회'에 가톨릭 대표를 10명 파견했다. 신·구교 간의 일치주간을 설정하고, 〈공동번역성서〉를 시작했으며, 특히 타종교와의 대화뿐 아니라 개신교의 세례를 인정하는 등 그리스도교의 재일치운동에도 적극 나서게 되었다. 이러한 활동에 힘입어 한국 교회 내의 현대화 및 민주화가 크게 진전되었다. 교회사목위원회를 조직하여 평신도가 교회운영에 참여하게 되었으며, 주교선임에도 평신도를 참여하게 하여 권위주의적 교회구조를 쇄신했다.

교리의 현대화를 위해 새로운 성서번역이 시작되었다. 〈신약성서〉의 경우 80년 전의 4복음과 〈사도행전〉, 그리고 30년 전의 편지들과 묵시록을 새로이 번역했다. 성서 번역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용어선정이었는데, 혁신적인 것은 '천주'를 '하느님'으로, '천신'을 '천사'로, '종도'를 '사도'로 바꾸는 등 개신교와 용어를 통일했다는 점이다. 새 가톨릭 교리서 발간을 위해 1966년 3월에 구성된 교리서 편찬위원회는 1931년 이래 사용해온 암기식 교리서를 개혁하여 이해 중심의 교리서를 작성해 그해 5월에 발간했다.

또 가톨릭 신학자들은 네덜란드의 교리서의 영향을 받아 320조의 문답과 암기식 교리에서 신앙생활에 직결되는 이해 중심으로 교리서를 바꾸었다. 이는 180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 가톨릭 사상 처음 있는 일로서 가톨릭의 현대화와 대중화에 혁신적 계기가 되었다. 특히 진화론을 인정했고, 교회일치의 입장을 밝힘으로써 구교회의 형식 내용과 교리를 개혁했다. 또 가톨릭 신자에게 국한된 '하느님의 백성'을 확대하여 비신자에게도 적용함으로써 에큐메니즘(교회일치운동)의 자세를 확립했다.

이상과 같이 한국 교회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영향으로 새로운 내적 혁신과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하게 되었다. 모국어 사용범위가 확대되었고, 새로운 전례가 실시되었으며, 천주교요리문답이 간소화되었다. 타종교와의 대화를 권장하는 교황 바오로 6세의 '비그리스도교와 교회의 관계에 대한 선언'이 발표된 이후 한국 교회는 과거의 배타적인 자기중심적 입장에서 타종교의 교리존중과 이해를 넓히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다. 한국 교회는 이를 계기로 교회의 현대화, 전례의 토착화, 교회의 일치, 비그리스도교도의 인권보호 등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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