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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표현주의 조각가로 에른스트 바를라흐의 양식은 종종 현대의 고딕이라 불렸다. 유명한 극작가이기도 하며 훌륭한 희곡으로 꼽히는 〈죽은 낮 Der tote Tag〉(1912)·〈기아 Der Findling〉(1922)에서는 상징주의와 사실주의를 결합해 존재의 비극적 허무를 묘사했다. 마찬가지로 표현주의적인 바를라흐의 그림도 주로 인간의 고통을 묘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에른스트 바를라흐는 함부르크와 드레스덴, 파리에서 미술을 공부했다. 초기에는 독일의 아르누보 양식인 유겐트슈틸의 영향을 받았으며, 조각과 장식미술을 동시에 다루었다. 바를라흐의 성숙한 양식은 뻣뻣하고 긴 옷에 힘찬 동작으로 생동감이 넘치는 묵직하고 큰 인물들이 특징적이며, 1906년 러시아 여행중에 본 농민들의 튼튼한 몸과 표정이 풍부한 얼굴들이 이러한 양식의 발전을 더욱 재촉했다. 작품 〈복수하는 사람 The Avenger〉(1922, 개인 소장)은 그 좋은 예이다. 바를라흐는 독일의 후기 고딕 조각에 관심을 가지면서 목조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청동상인 〈죽음 Death〉(1925, 함부르크 에른스트 바를라흐 하우스 소장)처럼 다른 재료로 작품을 만들 때도 더욱 거친 효과를 내기 위해 종종 나무 조각의 억세고 투박한 성질을 본뜨려 했다.

1920년대와 1930년대초 마그데부르크와 함부르크에 있는 유명한 전쟁기념상들과 뤼베크에 있는 장크트 카타리나 교회의 성상(聖像)들을 완성해 큰 명성을 얻었다. 나치 정권은 에른스트 바를라흐를 퇴폐예술가라고 여겨 미술관에서 그의 작품들을 치워버렸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그의 천재성은 다시 인정받았다. 함부르크에 바를라흐 연구회가 설립되었으며, 뤼네부르크 가까이에는 작은 바를라흐 미술관이 있다.